화웨이, 폼팩터 진화한 메이트 XT로 하반기 흥행 정조준
애플, 아이폰16으로 AI폰 공략…삼성은 S·Z시리즈 '드라이브'
MLCC·카메라모듈·FGA 공급 삼성전기 우상향 실적 기대
삼성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에 이어 화웨이마저 스마트폰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국내 부품업체가 고스란히 수혜를 누릴 지 관심이다.
삼성전기는 이들 회사에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카메라 모듈, 반도체 기판(BGA) 등을 공급하고 있다. AI폰 시대가 본격 개화하면서 2022년 이후 2년 만에 '1조 클럽'에 재입성할지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화웨이는 전날 광둥성 선전시 본사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두 번 접는(트리플 폴드)폰 메이트(Mate) XT를 선보였다. 이날 행사는 애플이 미국 본사에서 아이폰16 시리즈를 공개한 날과 같아 더욱 이목을 끌었다.
두 번 접으면 알파벳 'Z' 모양이 되는 이 스마트폰은 펼치면 태블릿 PC와 형태가 같아진다. 펼쳤을 때 액정 최대 크기는 10.2인치이고 두께는 3.6mm다. 화웨이의 자체 하모니 OS(운영체제)를 장착했다.
가격은 256GB(기가바이트) 버전이 1만9999 위안(377만원)이며 512GB 버전은 2만1999 위안(415만원), 1TB(테라바이트) 버전은 2만3999 위안(453만원)으로 각각 책정됐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은 우호적이다. CNBC 보도에 따르면 행사 이후 메이트 XT 선주문 건수는 400만건을 넘어섰다.
같은 날 애플도 아이폰16 시리즈를 공개하며 글로벌 고객 어필에 나섰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파크 스티브 잡스 시어터에서 애플은 '이제 새롭게 빛나다'(It's Glowtime)를 열고 아이폰16 시리즈 등 다양한 신제품을 공개했다.
아이폰16 시리즈는 총 4종으로, 6.1인치형 기본 모델, 6.7인치형 플러스, 6.3인치형 프로, 6.9인치형 프로맥스가 주인공이다. 여기엔 애플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가 탑재된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온디바이스(내장형) AI로, 텍스트를 요약·정리·작성하고 이미지를 생성하며, 사용자가 필요할 때 가장 관련성이 높은 데이터를 검색하는 데 도움을 준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16 시리즈는 처음부터 AI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언급하며 AI폰 수요를 정조준했다. 가격도 전작과 동일하게 유지해 매력을 더욱 높였다.
폼팩터(기기 형태)에 변화를 준 메이트 XT와 AI 소프트웨어를 내세운 아이폰16 출시로 국내 전자부품업체에 훈풍이 불지 관심이다. 이중에서도 삼성전기는 해외 모바일업체에 MLCC, 반도체 기판 등을 공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화웨이에는 MLCC 등을, 애플에는 MLCC, 모바일용 반도체 기판(BGA) 등을 납품한다.
삼성전기의 대표 품목인 MLCC는 전기를 보관했다가 일정량씩 내보내는 부품이다. 모든 전자제품에 적용되기 때문에 '전자산업의 쌀'이라고도 불린다. 스마트폰에는 대당 800~1200개의 MLCC가, AI 노트북·PC에는 약 2000~3000개, AI 서버에는 4000~6000개, 전장용으로는 3000~2만개가 투입된다.
MLCC 등을 생산하는 컴포넌트 사업부 매출 비중이 가장 높기에, 애플·화웨이 신제품 수요가 많으면 많을수록 고스란히 수혜로 이어진다.
삼성전기 사업부는 컴포넌트 사업부를 비롯해 카메라 모듈을을 만드는 광학통신솔루션 사업부, 반도체 패키지 기판 등을 제조하는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등 크게 3곳으로 나뉜다.
상반기 기준 컴포넌트 사업부 매출 비중이 41.95%로 가장 많았고, 광학통신솔루션(40.24%), 패키지솔루션(17.81%)이 뒤를 이었다. 상반기는 삼성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 AI용 서버·파워, 자율주행 및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공급 호조가 영향을 미쳤다.
하반기에도 삼성의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플립6과 더불어 애플 아이폰16시리즈, 화웨이 메이트 XT 신제품 효과 등이 맞물려 연말까지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아이폰16 등 효과로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 중 생성형 AI 스마트폰 점유율 전망을 당초 예상치인 11%에서 18%로 7%p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유안타증권은 "MLCC 중심 컴포넌트 사업부의 주력 고객사 신제품 출시 효과, 전장 및 AI 서버 수요 증가"를 이유로 3분기 삼성전기의 영업이익이 2563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봤다. 증권가 평균 추정치(2525억원)를 넘어서는 액수다.
한편 삼성전기는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뿐 아니라 전장용 MLCC 및 AI·서버용 패키지기판 등 고부가 제품 훈풍 역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IT용 소형·고용량 제품 및 AI서버용 초고용량 MLCC 판매를 늘리고, 자동차의 전장화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는 전장용 고부가품 확대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기는 성장 모멘텀이 큰 서버 응용 중심으로 수급 상황을 최대한 대응하고 있다"며 "하이퍼스케일러의 AI 캐펙스(Capex) 성장이 유지되면서 올해 서버 CPU(중앙처리장치)향 매출은 전년 대비 더블 업(두 배)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4분기부터는 AI 가속기향 기판 매출도 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