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최태원 SK 회장 "삼성, 많은 기술·자원 갖고 있어…AI 물결 잘 탈 것"


입력 2024.11.04 15:39 수정 2024.11.04 17:04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AI 성장 위한 보틀넥, 파트너 협력·기술 개발로 하나씩 풀 것"

"리밸런싱과 사업 투자는 병행…AI 투자 비중 높아질 것"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서에서 열린 'SK AI 서밋(SUMMIT) 2024'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하고 있다.ⓒ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인공지능) 물결을 삼성도 잘 타서 훨씬 더 좋은 성과를 잘 낼 것"이라고 4일 언급했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서에서 열린 'SK AI 서밋(SUMMIT) 2024'에서 국내 반도체 업계 1·2위가 뒤바뀔 것이라는 전망을 묻는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AI도 여러 종류가 있고 다양한 어프로치(접근)를 필요로 한다. 우리와 타사들의 어프로치는 다를 것"이라면서 "다 똑같은 반도체 회사로 (두고) 누가 더 잘한다는 말은 좀 아닐 수 있다. 삼성은 우리 보다 훨씬 더 많은 기술과 자원들을 갖고 있다. 이 AI 물결을 삼성도 잘 타서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고 말했다.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화하면서 SK하이닉스는 미국 엔비디아(GPU, 그래픽처리장치), 대만 TSMC(파운드리)와 손 잡고 차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 개발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HBM(High Bandwidth Memory)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고성능 제품이다. HBM은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 순으로 개발됐다.


이날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차세대 AI 메모리의 새로운 여정, 하드웨어를 넘어 일상으로'를 주제로 한 기조 연설을 통해 "현재 세계 최초로 개발, 양산하고 있는 ‘월드 퍼스트(World First)’ 제품을 다양하게 준비 중"이라며 "48GB 16단 HBM3E를 개발 중"이라고 처음으로 밝히기도 했다. 기존 12단 HBM3E의 용량은 3GB D램 단품 칩 12개를 적층한 36GB였다.


6세대 HBM인 HBM4 12단은 내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기존 계획은 2026년이었으나 이를 1년이나 앞당겼다. 양산 일정 수정은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강력한 요청으로 이뤄졌다. HBM 시장에서 선두를 빼앗긴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한다"며 HBM4 개발에 '올인'하고 있다.


경쟁사의 HBM4 개발과 관련해 최 회장은 "우리는 우리 것만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스케줄을 맞춰 필요한 칩을 만들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자체 HBM4 출시 계획에 대해서는 "쿼리(query, 데이터베이스 등에서 원하는 정보를 검색하기 위해 요청하는 것)가 작동을 제대로 하느냐 증명을 해야하는 프로세스들이 계속 있다. 통과가 안되면 (계획을) 앞당겼다는 게 별 의미가 없는 게 된다. 고객이 원하면 우리도 더 빨리 (개발)해야되는 게 가능하다고 이야기했는데 정말로 딜리버리(공급)하는지는 내년에 가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칩 레벨이 갖고 있는 자격 기준에 전부 다 맞춰야 하며 양산 문제까지 해결을 해야 하기에 (일정을) 앞당겨보자고 서로 의지를 맞춘 것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이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TSMC 등 글로벌 CEO들과 만나며 광폭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 추가 협력 방안을 묻는 질의도 있었다.


그는 "투자가 상당히 매력적이라면 (그들이) 같이하자, 협력하자고 이야기를 하겠지만 매력도가 떨어진다면 별 상관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어떻게 하면 비용을 낮출 수 있을지 등의 방법을 만들어 그들이 우리 프로젝트나 사업에 이득을 갖게 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이 되든지, 같은 투자자로 합류하든지 파트너링을 해 더 큰 문제를 풀어내는 이야기로 가든지 그런 방향"이라며 "빅테크들은 우리 보다 더 많은 솔루션과 더 많은 접근을 모색하고 있다. 서로간 맞는 것들은 같이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서에서 열린 'SK AI 서밋(SUMMIT) 2024'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하고 있다.ⓒ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함께하는 AI, 내일의 AI(AI together, AI tomorrow)’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AI 성장을 위해 극복해야 할 보틀넥(Bottleneck·병목현상)을 열거했다.


▲ AI에 대한 투자를 회수할 ‘대표 사용 사례’(Killer Use Case)와 수익 모델 부재 ▲ AI 가속기 및 반도체 공급 부족 ▲ 첨단 제조공정 설비(Capacity) 부족 ▲ AI 인프라 가동에 소요되는 에너지(전력) 공급 문제 ▲ 양질의 데이터 확보 문제 등 5가지다.


보틀넥 해소 전략을 묻는 질의에 최 회장은 "혼자 해결할 수 없다. 파트너십을 통해 하나 하나 문제를 해결해가야 한다. 어떤 문제는 새 기술이 잉태되지 않는다면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새 기술을 모색하는 데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욱 중요한 것은 보틀넥은 대부분 비용 문제가 있다. 쉽게 이야기하면 구글 검색은 한 번 돌아가는 데 1센트 미만의 코스트를 필요로 하지만 챗GPT를 쓰면 50센트가 발생한다. 50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비용을 낮추기 위해 칩, 에너지솔루션, 데이터 문제 등을 풀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그러면서 "돈이 들어와 투자하고, 투자된 돈은 리턴을 할 것"이라며 "리턴이 안되면 투자가 멈추고 리소스가 안들어가며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떠나버린다. 따라서 선순환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많은 다른 회사들과 같이 논의를 해 선순환 상황을 가져갈 수 있도록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그룹은 중복되는 영역은 과감하게 통합하고 시너지를 도출하는 '리밸런싱' 작업을 그룹 전반적으로 추진중이다. 재무 구조를 개선하는 동시에 AI 등 다양한 사업 투자도 함께 이뤄져야 하는 만큼 '선택과 집중' 전략이 요구된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리밸런싱과 AI 투자) 두 개 다 해야한다. 줄이는 것은 줄이는대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줄인 부분은 어디다가는 투자해야 하는 데 AI 비중이 아무래도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