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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에 '이런' 전기차 충전소라니... BMW의 속내


입력 2024.09.13 09:22 수정 2024.09.13 13:03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BMW, 충전+휴식 결합한 '라운지형 충전소' 개소

BMW 고객 아니라도 누구나 이용 가능… '업계 최초'

전기차 불안감 쏟아지는데… 준비된 전기차 자신감

100억 이상 쏟았다… "한국 시장 진심 보여주고파"

BMW 차징 허브 라운지 내부 ⓒBMW그룹코리아

BMW그룹 코리아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 '특이한' 전기차 충전소를 열었다. 통상 자동차 브랜드들이 자사 고객들의 충전 편의를 챙기거나, 충전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목적으로 운영하는 것에서 한참 벗어난다. 이 충전소 방문자는 BMW의 고객일 필요도, 특별한 목적이 있을 필요도 없다.


최근 인천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전기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진 가운데, BMW는 한국에서 '전기차'를 설득시키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국내 수입차 판매 1위 업체로 올라선 만큼, 한국 시장에 '진심'을 내보이겠다는 것이다.


한동률 BMW그룹코리아 홍보총괄 본부장은 지난 12일 서울 중구 회현동에서 진행된 'BMW 차징 허브 라운지' 개소식에서 "앞서 전기차 충전기 대폭 확대 설치 방안 '차징 넥스트'에 대해서 발표했었다"며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서 차징 넥스트 프로젝트의 결과를 선보인다"고 말했다.


'차징 넥스트'는 지난해 BMW가 선언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프로젝트'다. BMW뿐 아니라 한국 시장의 모든 전기차 소유자에게 편안한 충전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주된 목표로, 올 한 해동안 1000기에 달하는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문을 연 BMW 차징 허브 라운지는 BMW의 '차징 넥스트' 선언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결과물이다. '모든 전기차 소유자에게 편안한 충전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는 실제로 이날 개소한 'BMW 차징 허브 라운지'에 그대로 담겨있었다.


BMW 차징 허브 라운지 전기차 충전소. BMW 차량 외 타사 전기차도 이용 가능하다. ⓒBMW그룹코리아

차징 허브 라운지는 '차징(충전)'과 '라운지'가 합쳐진 이름처럼 '충전'과 '휴식'이 결합된 시설이다. 공항 라운지를 떠올리게하는 실내공간과, 6개의 전기차가 충전할 수 있는 충전소가 함께 마련됐다. 전기차 충전을 하는 동안 라운지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안마 의자를 이용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약속처럼 이 충전소는 '모두에게' 열려있다. 통상 자동차 브랜드에서 운영하는 자사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편의 시설이 아니라, 이 충전소는 BMW의 고객은 물론 타사 전기차 사용자도 자유롭게 충전할 수 있고,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 내연기관차를 가져오거나, 도보를 이용해 방문하더라도 라운지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BMW 차징 허브 라운지 전경 ⓒBMW그룹코리아

국내 소비자들에겐 좋은일이지만, BMW는 왜 한국에서 공공시설을운영할까. 이 충전소를 짓는 데 들어간 돈이 무려 100억원을 넘기지만, BMW는 이 충전소의 운영을 통해 한 푼도 수익을 남기지 않는다. 이 시설 내부에서 수익이 될 만한 건 라운지 내 카페 뿐인데, 이 카페에서 나오는 매출도 모두 충전 시설을 정비하거나 확대하는 데 쓰인다.


게다가 이번 충전소가 크게 주목되는 건, 지난달 인천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로 전기차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문을 열었다는 점이다.


BMW는 이번 충전소를 통해 전기차를 국내 소비자들에게 전기차를 더 가까이에서 경험하도록 하고, 자연스레 설득시키는 방안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를 판매하기 위해 대규모 할인 등의 프로모션을 내세우기 보다는 라운지를 모두에게 개방해 전기차 사용자들의 편의를 눈으로 볼 수 있게끔 하겠다는 것이다.


충전 중 화재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충전소 내 안전 시설도 꼼꼼히 갖췄다. 전기차 충전 구역에는 스프링클러를 3중으로 설치하고, 열화상 CCTV, AVD 소화기, 소화포로 구성된 소방킷 등이 갖춰져있다. 향후 하부 냉각 소화장치 등도 도입한다.


올해 8년 만에 국내 수입차 판매 1위 업체로 올라선 만큼, 한국 소비자들에게 받은 만큼 돌려주겠다는 '진심'도 잘 드러난다. 적자로 10년 째 운영 중인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와 같은 시설이 하나 더 세워진 셈이다. 이번 충전소는 BMW가 세운 첫번째 라운지형 충전소인 데다, 수입차 업계에서도 최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 얼만큼 진심인지 보여드리고 싶었다. 누구나 편하게 이용하면서 BMW의 브랜드 전략과 전기차의 편의성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충전소를 개소하기 전부터 BMW 고객들의 관심과 만족도도 이미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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