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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 끓는' 지구…대책으로 주목받는 '녹색은행'


입력 2024.09.16 06:00 수정 2024.09.16 06:00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韓 에너지 전환 투자 아직 저조

"탄소중립 지원 중복 방지해야"

재해문자정보시스템 전광판에 뜬 폭염주의보. ⓒ뉴시스

기후 위기가 심각해짐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녹색은행 출범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각 기관에 흩어진 녹색금융 역할을 한 군데로 모아 자본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자는 주장이다.


16일 한국금융연구원의 '탄소중립을 위한 금융의 역할 강화 방안' 보고서는 최근 한국의 탄소중립 투자에 있어 정책금융 중요성과 함께 그린뱅크, 즉 녹색은행 출범 필요성을 제기했다. 녹색은행이란 기후변화와 청정에저지 분야에 대한 금융을 전담하는 공공·준공공금융기관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우선 한국이 기후 위기 등에 핵심이 되는 에너지전환을 위한 투자가 주요국에 저조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간금융과의 협업이 필수적이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의 에너지 전환 투자는 2021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 대비 0.7% 수준이다. 세계경제포럼의 에너지전환지수도 31위로 경제협력개발기구 31번째로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보고서는 민간 금융이 협업하기 위해선 우선 금융사 자산에서 고탄소산업 비중을 낮추고 녹색산업 비중을 높이는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에 비해 탄소중립 정책 대응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해 금융사가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탄소중립으로의 유인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연은 이와 관련해 유럽투자은행, 영국인프라은행, 독일재건은행 등과 같은 주도적인 정책금융기관, 체계적인 금융지원 전략의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아울러 막대한 탄소중립 투자를 국가 재정만으로 감당할 수 없는 이른바 기후변화 트릴레마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도 경고했다. 이밖에 ▲그린 핀테크 챌린지(기존 핀테크 산업의 그린 전환) ▲그린홈 금융혁신기금(주택 에너지효율 향상을 위한 녹색금융상품의 개발 지원) ▲프로젝트 제네시스(블록체인·스마트계약ㅍ사물인터넷·디지털자산 결합으로 녹색금융 유도) 등과 같은 글로벌 탄소중립 혁신금융 사례를 공유했다.


특히 녹색은행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병윤 금융연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에서는 현재 17개 주에 23개의 녹색은행이 있다"며 "호주나 영국 등에도 그린뱅크가 있고 독일에서는 기존의 정책금융기관이 탄소중립 녹색금융 지원역할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녹색 전환을 위한 금융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은행이라 독립적인 권한을 부여받고 민간 자본을 동원해 자체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녹색은행이 필요한 이유로는 효율성을 꼽았다. 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다양한 기관이 동시에 녹색금융을 제공하고 있어 탄소중립 지원 업무에서 중복이 발생한다는 이유다.


이 연구위원은 "정책금융기관이 개별적으로 녹색금융 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분야에서 지원이 이뤄지지 않거나 수익이 많은 분야에 다른 기관이 모두 몰리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녹색은행의 형태로는 완전히 독립적이고 분명한 목표를 가진 공적은행을 새롭게 만드는 방법을 포함해 기존의 기관을 녹색은행으로 탈바꿈하거나, 특정 기관의 녹색금융 역할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구상을 내놨다.


그는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굉장히 천문학적인 규모의 자금이 소요된다"며 "정책금융이나 예산만으로는 수요를 다 만족시킬 수가 없기 때문에 유인을 제공해서 민간이 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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