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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시대 비추고, 계급 갈등 전면에…드라마 이어 예능이 포착하는 사회의 한 단면 [D:방송 뷰]


입력 2024.09.16 08:24 수정 2024.09.16 08:24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SNS에서 영향력이 큰 인플루언서의 본질을 들여다본 ‘더 인플루언서’부터 ‘신분제’를 도입해 계급 문제를 실험하는 ‘여왕벌 게임’까지. 예능프로그램들이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포착하고 있다. 잘 짜인 이야기로 우리 사회를 은유하는 드라마에 이어, 예능들도 활발하게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더 인플루언서’는 대한민국 인플루언서 77인이 ‘가장 영향력 있는 1인’이 되기 위해 경쟁하는 과정을 통해 ‘도파민 중독 시대’의 니즈를 제대로 파고들었다.


배우 겸 초보 유튜버 장근석부터 220만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뷰티 유튜버 이사배, TV와 유튜브를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 중인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 틱톡커 시아지우 등 여러 인플루언서들이 참가한 이 경쟁에서는 누군가는 눈썹을 밀고, 누군가는 자극적인 타이틀로 클릭을 유도하며 ‘관심’이 곧 돈이 되는 인플루언서의 세계가 생생하게 드러났다.


여러 미션들을 던져준 후 각 인플루언서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차근차근 포착하면서, ‘관심을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를 실험하는 것이 ‘더 인플루언서’의 목표이자 재미였다.


앞서는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가 극과 극의 가치관을 가진 출연자들이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내용을 통해 온라인상에서 이념을 두고 빈번하게 갈등이 벌어지는 현세태를 ‘서바이벌’ 포맷으로 풀어낸 바 있다. 정치, 젠더, 계급 등 사회에서 터놓고 이야기하기 힘든 주제를‘익명의 채팅’으로 나누는 모습을 담는 등 한국 사회를 거울처럼 비추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여왕벌이 지배하는 세계 속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한 생존 게임을 담는 웨이브 예능 ‘여왕벌 게임’은 계급 갈등을 리얼하게 보여준다. 강숙경 작가는 지난 11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자연에서는 한 마리의 여왕벌이 다수의 일벌을 거느린다. ‘여왕벌 게임’은 기존 서바이벌과 달리 시작과 동시에 여성 리더와 남성 팀원으로 계급이 주어진다. 그 안에서 계급 갈등, 신분 상승의 욕구, 정치싸움, 심리전 등을 펼치게 된다”라고 ‘사회적 실험’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극한 상황에서의 경쟁을 통해 다양한 인간군상을 들여다보는 것은 서바이벌 예능이라는 장르 자체의 속성이지만, 최근에는 특정 문제로 소재를 좁혀 시청자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가고 있다.


‘더 인플루언서’ 속 인플루언서들의 과도한 행동에 대해 ‘불편하다’, ‘수위가 너무 높다’라고 반응하는 이들도 없지 않았다. 현실 반영을 ‘자극적인’ 전개를 포장하는 한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에 그치는 프로그램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더 인플루언서’에서 ‘자극’을 포기하고 ‘콘텐츠’로 승부한 이사배를 향해 ‘진정한 우승자’라는 반응이 쏟아지는 의외의 상황이 연출된 것처럼, ‘리얼’이라는 드라마와는 다른 무기를 가진 예능이 어떤 메시지를 도출해 낼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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