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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하이브’ ‘하이브불매’…케이팝 팬덤 코털 건드린 하이브는 ‘잠잠’


입력 2024.11.07 14:41 수정 2024.11.07 14:41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SNS서 하이브 불매 움직임 잇따라

"하이브 문건 관련 사과 없었다...최대한 접촉 피해야"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 시총 1위의 하이브가 업계의 미운오리새끼로 전락했다. 케이팝 팬덤은 물론 다른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에게까지 ‘미운털’이 박혔지만, 정작 하이브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보다 시간이 해결해주길 기다리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하이브가 지금의 처지에 놓이게 된 건 경쟁사인 SM, JYP, YG 등을 비롯해 중소기획사의 아이돌 외모에 대한 원색적인 품평이 담긴 내부 보고서가 공개되면서다. 국정감사에서 처음 이 내용이 알려진 이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미공개분 보고서 추가 내용이 유포되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하이브 산하 레이블 플레디스 소속 세븐틴의 멤버 승관이 이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이후엔 팬덤의 비판이 더 커졌다. 승관은 “그대들에게 쉽게 오르내리면서 판단 당할만큼 무난하고 완만하게 활동해 온 사람들이 아니”라며 “아이돌을 만만하게 생각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며 “우리는 당신들의 아이템이 아니다. 맘대로 쓰고 누린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현재 일부 가요계 팬덤에서는 하이브 불매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각종 그룹의 팬들은 ‘하이브 불매’, 소속 그룹의 ‘탈하이브’ 등을 담은 해시태그 운동에 나서고 있다. 특히 세븐틴 팬덤은 고용노동부의 하이브 ‘일자리 으뜸기업’ 선정 철회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문건에 언급된 기획사 관계자들의 불편한 기색도 역력하다. 한 관계자는 “업계 1위라는 하이브에서 이렇게 저질스러운 내용으로 문건을 만들고, 이를 공유하고 있었다는 것이 황당함을 넘어 처참한 심경”이라며 “하이브에선 문건에 언급된 각 기획사에 전화해 사과한다고 했지만 관련해 어떠한 액션도 없었다.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니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이브는 이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이재상 하이브 최고경영자(CEO) 명의로 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문서는 업계 동향 및 이슈에 대한 다양한 반응과 여론을 사후적으로 취합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것”이라며 “시장 및 아티스트 팬의 여론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부 리더십에게만 한정해 공유되었으나, 해당 문서의 내용이 매우 부적절했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각 소속사에 별도로 연락을 드려 사과하겠다”고도 덧붙였다.


또 다른 엔터 관계자는 “케이팝 씬이 아이돌 상품화로 비판을 받아오면서 조금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부분이 있었는데, 하이브의 문건 공개 이후 모든 노력이 무색해진 기분”이라며 “오랜 기간 해당 문건에 대한 자체적인 비판 없이 공유가 이뤄진 것 자체로 하이브라는 회사의 가치관을 증명해주는 것이 아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하이브 아티스트들이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챌린지나 합동 무대 등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뒤로 또 우리 아티스트에 대한 어떤 이야기를 발판 삼아 자신들의 입지를 높이기 위해 평가할 거라고 생각하면 섬뜩하기까지 하다. 이미 업계에선 ‘하이브와 접촉은 피해야겠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면서 “하이브의 문건으로 케이팝 씬 전체가 질 낮은 집단, 문화로 평가절하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 앨범이나 굿즈 등에 대한 지나친 가격 책정, 아티스트에 대한 허술한 보호 조치 그리고 올해 4월부터 이어진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와의 갈등 속에서 드러난 문제 등 하이브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진 현재 이번 문건까지 더해지면서 하이브에 대한 업계, 팬덤 그리고 소속 아티스트의 신뢰는 바닥을 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하이브는 이재상 CEO의 사과문 이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특히 해당 문건의 공유를 지시한 의혹까지 나온 하이브의 수장 방시혁은 임원진 뒤에서 숨을 죽이고 있는 모양새다. 의혹과 불신이 커져가는 현 상황에서 방시혁 의장의 침묵은 절대 금이 아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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