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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PF 경·공매 '탄력'…잇따른 낙찰에 신디케이트론 '첫발'


입력 2024.09.20 11:30 수정 2024.09.20 13:28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OK·웰컴 사업장, 원금보다 비싸게 팔려

1호 공동대출은 남양주 브릿지론 사업장

서울의 한 건설 현장 모습.(자료사진) ⓒ 뉴시스

지지부진하던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경·공매에 속도가 붙었다. 일부 저축은행에서 낙찰 사례가 나온 가운데, 저축은행업권 1호 신디케이트론(공동대출)이 실행될 예정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계에서 대출원금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된 경·공매 사례가 나왔다. 최근 OK저축은행이 경·공매로 내놓은 30개의 PF사업장 중 3곳이 낙찰됐다. 각각 서울 종로구 생활숙박시설, 대전 아파트, 서울 서초구 아파트 등으로 대출 원금과 비슷한 가격에 매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웰컴저축은행에서도 경·공매 물건 23건 중 3건이 낙찰됐다. 이중 부산 오피스텔 사업장은 대출원금 347억원인데 349억원에 최근 낙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 급등을 우려해 부실 채권에 대한 신속한 정리를 주문해왔다. 저축은행은 당국의 경-공매 압박에도 소극적인 태도로 대응했다. 이미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했는데, 낮은 가격으로 손해를 보면서까지 부실채권을 매각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압박이 심해지면서 이같은 '버티기'전략에도 힘이 빠진 모양새다. 금융당국은 PF 사업장 평가기준을 3단계에서 4단계로 세분화하고, '유의' 사업장은 대출 원금의 30%, '부실우려' 사업장은 대출원금의 75%를 충당금으로 쌓도록 했다. 또한 부실우려 사업장 중 연체가 3개월 이상 진행된 사업장은 6개월 안에 경·공매를 진행하도록 했다.


저축은행으로 하여금 부실 사업장에 대한 충당금을 늘리거나 경·공매를 통해 사업장을 정리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저축은행의 경·공매 매물은 하반기로 갈수록 더 쏟아질 전망이다. 강화된 PF 사업성 평가 기준으로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크게 상승해 적극적인 부실채권 정리와 연체율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강화된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결과, 상반기 말 기준 전체 저축은행의 유의와 부실우려 등급 사업장 규모는 4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에 1조6000억원의 충당급 적립 부담이 발생했다. 또한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연체액은 지난해 연말 297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4947억원,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은 같은 기간 2304억원에서 6415억원으로 급증했다.


관건은 시장가에 대한 눈높이다. 이번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의 사업장은 입지가 좋아 대출 원금을 웃도는 가격에 팔렸지만, 나머지 사업장들은 다른 상황이다. 대부분의 원매자들은 대출원금의 반도 안되는 가격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공매가 활성화 조짐을 보이면서 저축은행업계의 첫 신디케이트론 실행에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저축은행과 캐피탈사는 최근 경·공매에서 수의계약으로 낙찰된 남양주 브릿지론 사업장에 대해 지난 11일 우리은행에 신디케이트론을 신청했다.


신디케이트론은 경·공매를 진행하는 PF 사업장에 대한 경락자금대출, 부실채권 매입 지원, 일시적 유동성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해당 사업장의 낙찰가액은 975억원으로 이중 저축은행이 890억원, 캐피탈이 50억원 등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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