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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교촌에프앤비, 소스사업 ‘구원투수’ 될까…한국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


입력 2024.09.29 12:00 수정 2024.09.29 12:00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업계 유일 소스 전용 공장 보유

교촌 소스 공급…외식기업으로 확대

계약 재배로 지역 판로 개척‧우수재료 확보

송원엽 비에이치앤바이오(BHNBIO) 대표가 지난 26일 충북 진천군 소스 생산 시설 현장에서 글로벌 수준의 '스마트팩토리' 제조시설을 갖춘 첨단 자동화설비 등 소스 생산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비에이치앤바이오

치킨업계 매출 1위 자리를 빼앗긴 교촌에프앤비가 ‘소스류’를 앞세워 실적 회복에 나선다. 최근 기업간거래(B2B) 방식으로만 운영하던 소스사업을 최근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까지 확대하며 보폭 넓히기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교촌은 구원투수 ‘비에이치앤바이오’를 통해 제 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비에이치앤바이오는 2015년 교촌F&B의 소스제조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된 100% 자회사다. 교촌치킨 소스 공급과 더불어 외식프랜차이즈기업을 대상으로 소스 OEM·ODM 사업 등을 하고 있다.


이는 경기 침체, 운영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 악화, 냉동 치킨 같은 대체재 등장으로 위기감을 느끼면서 다른 수익원을 찾아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교촌이 추진하고 있는 또 다른 성장동력인 외식사업과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 창출까지도 기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소스 시장은 교촌이 일찌감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사업 영역이다. 최근 고물가 기조로 간편하고 다양하게 맛을 낼 수 있는 소스 제품 소비가 증가한 데다, 해외에서 ‘K푸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소스 시장이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소스 자동화 제조 공정ⓒ비에이치앤바이오
◇ 업계 유일 ‘소스 전용 생산시설’ 보유…‘할랄 인증’ 등 전 세계 수출 발판


기자는 지난 26일 충청북도 진천군에 위치한 비에이치앤바이오(BHNBIO)의 글로벌 종합 식품 생산 현장을 찾았다. 이날 교촌은 업계 유일 전용 소스 회사를 설립해 치킨 소스를 직접 만드는 역량을 아낌없이 과시했다. 33년 성장의 원천의 원천을 엿볼 수 있었다.


비에이치앤바이오 진천 생산시설는 자동화 설비를 갖추고 운영되고 있다. 안전사고 예방과 위생에 특화된 ‘물 없는 공장’으로 국내에 드문 글로벌 수준의 ‘스마트팩토리’ 제조시설을 갖춰, 원료 투입부터 포장까지 최첨단 자동화 로봇 설비 라인을 보유했다.


비에이치앤바이오에서 생산되는 교촌 소스들은 대부분 ‘비가열 공법’으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비가열 공법은 원물의 영양손실을 최소화하고, 가장 신선하고 진한 맛을 그대로 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매운맛의 ‘레드 소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김태윤 비에이치앤바이오 생산품질혁신본부 상무는 “교촌이 추구하는 제조 공법은 유통기한이 가열공법에 비해 짧고 제조 원가는 비싸지만, 국내산 프리미엄 식재료 본연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청양홍고추를 직접 착즙하는 등의 비가열 제조공법을 고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에이치앤바이오는 이곳 공장을 통해 수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7개국(미국, 캐나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두바이, 중국, 대만)에 진출한 교촌치킨의 모든 해외 매장에서 판매되는 치킨에 제공되는 소스도 오직 이 곳에서만 제조되고 있다.


비에이치앤바이오는 일찌감치 중동과 말레이시아 등 이슬람 문화권에 수출되는 교촌치킨 소스에 사용될 수 있도록 교촌의 치킨용 소스는 모두 할랄인증을 받았다. 비에이치앤바이오 진천생산현장 역시 할랄인증을 받았다.


송원엽 비에이치앤바이오 대표 “교촌과 비에이치앤바이오는 창업주께서 지켜온 ‘프리미엄 원재료’를 통해 최고의 맛과 품질 구현에 기여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농민과의 상생 및 동반성장을 강화해 K푸드를 대표하는 글로벌 회사로의 성장할 것”이라고 자부했다.


교촌에프앤비의 자회사 비에이치앤바이오(BHNBIO)와 계약재배 중인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충북 단양군 서용혜씨, 경북 영양군 임천섭씨, 강원 원주시 김영옥씨 부부, 경기 여주시 류승례씨가 각자의 고추밭에서 생산한 홍고추를 선보이고 있다.ⓒ교촌에프앤비
◇ 최근 3년간 매입한 고추·마늘·꿀 3825여톤…우리 농산물 고집 ‘뚝심’


교촌은 소비자들에게 최상의 재료를 공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청양고추’의 대표 산지 충남 청양은 물론 경기 여주·이천부터 강원 원주·인제·홍천, 충북 단양, 경북 영양, 전북 정읍, 전남 해남까지 전국 동서남북 각지의 청양홍고추 산지 농가를 발굴해 계약재배를 진행하고 있다.


비에이치앤바이오가 최근 3년간 매입한 청양홍고추는 총 2800톤을 훌쩍 뛰어넘는데, 이 중 절반 이상(58%)이 계약재배 물량이다. 계약재배 대규모의 원물을 안정적으로 수급 받을 수 있고, 농가 입장에서도 유통 부담을 줄여줄 수 있어 양쪽 모두 만족도가 높다.


송 대표는 “교촌은 간장, 레드, 허니로 대표되는 치킨소스를 제조하기 위해 청양홍고추, 마늘, 아카시아꿀 등 프리미엄 우리 농산물의 상당 수를 계약재배로 들여와 지역 농가의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있다”며 “소스에 원천에는 교촌의 경영철학인 ‘진심경영’이 깊이 담겨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비에이치앤바이오 직원들이 양질의 농산물을 발굴하기 위해 많은 농가를 찾아다니고 있다. 이곳 관계자에 따르면 장마나 태풍 등 기후 환경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원활한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전국 곳곳을 발로 뛰고 있는 상황이다.


김명득 비에이치앤바이오 구매자재팀장은 “고추는 산지와 출하 시기를 까다롭게 따져야 깊은 맛을 낼 수 있는데, 최근 매운 고추를 재배하는 농가가 감소하고 있어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원활하게 청양홍고추를 납품할 수 있는 계약재배 농가를 지속 발굴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고추 뿐 아니라 간장소스에 사용되는 국내산 마늘(최근 3년간 약 700톤)과 허니소스에 쓰이는 아카시아꿀(최근 3년간 약 315톤)을 비롯해 각 소스에 쓰이는 식재료들도 대부분 국내산 농산물로 수급한다.


특히 허니소스에 사용되는 아카시아꿀의 경우 국내에서는 유명 꿀과자 스낵 다음으로 가장 많은 양을 이 곳 비에이치앤바이오 소스 생산 현장에 들여오고 있다.


송 대표는 “교촌과 비에이치앤바이오는 고객을 위해 진심을 다한 만큼, 창업주께서 지켜오신 ‘최고의 원재료’를 통한 최고의 맛과 품질 구현에 기여하고 농민과의 상생 및 동반성장을 강화해 K푸드를 대표하는 글로벌 회사로의 성장에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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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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