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토를 멈추지 못하던 10대 청소년 위에서 '고무장갑'이 발견됐다.
2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독일 빌레펠트대 베델 어린이센터 소아과 의료진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우크라이나 출신 16세 남성 A군이 지난 이틀 반 동안 담즙 섞인 구토를 지속해 보호자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
A군의 토사물에는 불분명한 끈의 일부와 작은 플라스틱과 같은 물체가 섞여 있었다.
이에 의료진은 정신과적 질환인 '이식증'을 의심했다. 이식증은 음식이 아닌 물질을 강박적, 반복적으로 섭취하는 정신과적 섭식장애다.
의료진은 정확한 진단을 위해 식도위십이지장내시경술을 시행했다. 내시경을 통해 살펴본 결과 A군의 위 속에 있던 것은 다름아닌 고무장갑이었다. 내시경을 활용해 집게로 장갑을 끄집어냈지만 식도까지만 이동하고 그 위로 올라오지 않았다.
결국 기도삽관과 근육이완제를 투여하고 집게를 사용해 장갑을 제거했다. 다행히 위에 궤양이나 추가적인 손상은 없는 상태였고, A군은 몇 시간 동안 병원에서 이상 징후를 살피다가 당일 양호한 상태로 퇴원했다.
하지만 이틀 후 A군은 또다시 구토, 복통을 호소해 응급실에 재입원했다. 다시 엑스레이 검사를 한 결과 오른쪽 복부에 또 다른 이물질이 발견됐다. 해당 물질이 장을 막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 의료진은 이번엔 개복술을 시행했고, 단단한 물질을 제거했다.
A군은 수술 후 10일 만에 양호한 상태로 퇴원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A군은 천으로 만든 꽃, 여러 개의 모직 끈, 20cm 길이의 테이프 등을 삼켜 병원 응급실을 여러 차례 찾아왔다.
베델 어린이센터 의료진은 "이식증은 환자가 섭취한 물질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고 발생하는 합병증도 다양하다"며 "고무장갑을 삼키면 뱃속에서 굳어 딱딱해지기 때문에 제거가 생각보다 어렵고 합병증이 생길 위험도 크다"고 경고했다.
해당 사례는 '임상사례보고저널' 8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