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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올해 부실채권 팔아 3700억 건져…연체율 '다이어트'


입력 2024.10.02 10:44 수정 2024.10.02 14:00        황현욱 기자 (wook@dailian.co.kr)

삼성 제외 카드사 6곳 매각 나서

실질 연체율 전년比 0.22%P↑

"건전성 관리 차원 선제적 대응"

금융 리스크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카드사들이 연체 고객의 채권을 팔아 번 돈이 올해 들어 상반기에만 37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황 악화 속 고공비행하는 연체율을 잡기 위해 부실채권을 정리하며 리스크 다이어트에 더욱 힘을 쏟는 모습이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카드 등 국내 카드사 7곳의 올해 상반기 대출채권매매이익은 3685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출채권매매이익은 카드사의 대출 상품인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채권을 외부에 팔아 남긴 이익이다.


카드사 별로 보면 올 상반기 대출채권매매이익이 가장 큰 곳은 현대카드로 9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신한카드(823억원) ▲롯데카드(709억원) ▲우리카드(675억원) ▲KB국민카드(283억원) ▲하나카드(271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삼성카드는 카드사 중 유일하게 대출채권을 매각하지 않았다. 비용 효율화 영업 기조를 고수함에 낮은 연체율을 기록했고 그 여파로 별도로 대출채권을 매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자신감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자사는 리스크 예측부터 채권회수까지 체계적 자산건전성 관리에 집중하여 지속적으로 연체율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다양한 대안정보와 머신러닝 등의 평가기법을 활용한 신용평가모델 고도화를 통해 리스크 발생 확률이 높은 회원에 대한 선별력을 강화하는 등 건전성을 제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드사 입장에서 대출채권은 원금과 이자를 회수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 그러나 길어지는 고금리 터널 속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떨어지고, 그 여파로 연체율이 상승하는 만큼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나선 영향이 크다. 또 대출채권을 매각하면 단기적으로 수익성 보전도 가능하다.


올 들어 카드사들의 실질 연체율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실질 연체율은 대환대출을 포함해 1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의 비율을 뜻한다.


국내 카드사의 올 상반기 말 기준 평균 실질 연체율은 1.76%로 전년 동기(1.54%) 대비 0.22%포인트 상승했다.


카드사 실질 연체율 추이. ⓒ데일리안 황현욱 기자

카드사 중에서는 우리카드가 2.41%를 기록하며 가장 높았다. 이어 ▲하나카드 2.13% ▲KB국민카드 2.10% ▲BC카드 1.82% ▲롯데카드 1.80% ▲신한카드 1.68% ▲삼성카드 1.08% ▲현대카드 1.07% 순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로 대출채권 회수여부가 불투명해 잠재적인 리스크가 커질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라며 "연체율이 상승하는 현시점은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시기로 대출채권을 매각해 연체율을 낮추려는 목적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카드사들이 연체율을 낮추고자 대출채권 매각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지용 한국신용카드학회장은 "최근 카드사들의 건전성 이슈가 부각이 되고 있어 부실 가능성이 큰 채권에 대해 조기 매각을 나서고 있다"며 "높아지는 연체율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황현욱 기자 (w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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