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주택 730채를 세놓은 임대인 A씨를 대신해 전세보증금 1357억원을 세입자에게 돌려줬다. 이 중 경매 등을 통해 HUG가 회수한 금액은 단 34억원으로 전체의 3%에 불과했다. A씨는 악성 임대인으로 명단 공개조차 되지 않았다.
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전세보증 다주택채무자 상위 10인 현황'에 따르면, 이들 집주인 10명에 대한 대위변제 건수는 총 4115건으로 8563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회수액은 853억원으로 10% 수준에 그쳤다. 10명의 집주인 가운데 악성 임대인으로 명단이 공개된 사람은 4명에 불과했다.
또 3건 이상의 대위변제를 발생시킨 다주택 집주인을 대신해 HUG가 세입자에게 갚아준 전세보증금은 올해 8월 기준 3조809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HUG의 전체 대위변제금 8조5119억(2013~2024년 8월 현재) 중 약 45%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3조3227억원은 여전히 회수하지 못했다.
손 의원은 "전세금보증제도가 보증금을 상습적으로 떼어먹는 전세사기범의 먹잇감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악성 임대인을 일벌백계하고 다주택 채무자에 대한 보증 발급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전세금반환보증제도의 근본적인 제도개선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