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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춘추전국시대...인기 테마 세분화·차별화 ‘관건’


입력 2024.10.04 07:00 수정 2024.10.04 07:00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AI·인도·방산 상품 경쟁 치열…틈새 공략 시도

투자 대상 좁히고 새 밸류체인 기업 발굴 집중

종목 비중 바꾸거나 커버드콜 등 전략 결합도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경쟁이 지속되면서 동일한 산업에서 상품을 세분화하는 전략이 본격화 되고 있다. 인기 업종을 중심으로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는 만큼 편입 대상을 차별화해 틈새를 공략하려는 시도가 잇따르는 양상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인공지능(AI)과 인도, 방산 등 특정 테마에 투자하는 ETF 시장에서 자리 잡기 위해 각 산업의 투자 영역을 좁히고 새로운 가치사슬(밸류체인) 종목이나 전략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AI ETF의 경우 기존에는 국내외 관련 대형 기술주에 투자하는 데 그쳤지만 최근 AI 반도체와 AI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인프라, 칩 설계 등 AI 산업을 분류한 특화형으로 상품군이 바뀌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이 지난달 24일 상장한 ‘TIGER 미국AI반도체팹리스’는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같은 달 10일 선보인 ‘TIGER 글로벌AI인프라액티브’는 액티브형으로 데이터센터·전력·원자재 등 AI 인프라 밸류체인 기업들을 담고 있는데 앞서 출시된 글로벌 AI 인프라 ETF 중 유일하게 구리 관련 기업에 투자해 원자재 비중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기술주 및 AI ETF에 색다른 투자 전략을 결합해 상품 독창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KB자산운용이 지난 2일 상장한 ‘RISE 미국테크100 데일리 고정 커버드콜’과 ‘RISE 미국AI밸류체인 데일리 고정 커버드콜’은 옵션 매도를 적은 비중으로 유지해 기초자산의 장기적 가격 상승에 참여하는 고정 커버드콜 전략을 적용한다.


KB운용은 지난달 24일 국내주식형 커버드콜 ETF 중 처음으로 콜매도 비율을 고정한 ‘미국배당100 데일리 고정 커버드콜’을 선보인 뒤 이번 ETF에도 관련 전략을 활용했다.


ⓒ픽사베이

미국의 금리 인하 이후 인도 등 성장 잠재력이 있는 신흥국에 유동성이 모일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면서 관련 투자 ETF도 세분화 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달 10일 ‘ACE 인도컨슈머파워액티브’와 ‘ACE인도시장대표BIG5그룹 액티브’ 2종을 출시했는데 인도 증시 니프티 50을 단순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 인도 자유소비재 업종 15개 기업과 인도를 대표하는 상위 5대 그룹에 투자한다. 지난 8월 시장에 나온 ‘RISE 일본섹터TOP4Plus,’ ‘마이다스 일본테크액티브’ 등이 일본 증시의 핵심 산업에 투자하는 전략을 취한 것과 비슷하다.


세계적인 지정학적 위기로 국내 방산 업체들이 주목받으면서 관련 테마 ETF의 차별화 경쟁도 시작됐다. 신한자산운용이 지난 2일 전통적인 방산 기업부터 함정·무인화 로봇·위성 레이더 등 첨단기술 기업까지 담은 ‘SOL K방산’을 상장하면서다.


기존 국내 방위 산업에 투자하는 상품은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이 유일했으나 신한운용이 맞불을 놓으면서 2파전이 시작된 것이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PLUS K방산’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지난 2일 기준 70.13%로 국내 투자 ETF 중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하고 가장 높다. 후발주자인 SOL K방산은 국내 방위 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는 전략으로 차별화를 둔 만큼 신규 투자 수요를 끌어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시장에선 세분화한 ETF가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투자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란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다만 투자 대상이 좁아지면서 ETF의 장기 분산 투자 효과가 낮아지거나 업황 이슈에 따라 시장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테마형 ETF는 앞으로 더욱 세부적이고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로 구축될 것으로 예상되고 중소형주 비중도 커질 수 있다”며 “이 경우 자금이 유입되면서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커질 수 있지만 반대로 특정 이슈로 인해 자금이 쉽게 빠지며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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