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밸류업 잡음 지속…편입 기대주에 쏠리는 시선


입력 2024.10.07 07:00 수정 2024.10.07 07:00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지수 편입 선정 호재에도 순매수 상위권 11종목 불과

조기 종목 변경 가능성에 예고 공시 올린 미편입주 주목

적극적 주주환원 기대…3Q 실적·내년 주총 시즌 적기

ⓒ게티이미지뱅크

기업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의 핵심으로 꼽혔던 밸류업 지수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밸류업 의지를 드러내는 비편입 종목에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밸류업 지수에 대한 실망감에 편입종목의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쏟아지자 미편입 종목에서 투자 기회를 찾으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모양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발표된 지난달 24일 이후 최근 6거래일 간(9월 25일~10월 4일) 투자자별 순매수 상위 10종목에 이름을 올린 밸류업 지수 편입종목은 11개에 불과하다. 이 중 5종목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종목인 점과 밸류업 지수 편입종목이 총 100개인 것을 고려하면 투심이 저조한 수준이다.


투자자별로 살펴보면 기관이 순매수에 나선 상위종목 중 삼성전자·한미반도체·오리온 등 3종목만이 밸류업 지수에 포함됐다.


외국인과 개인의 순매수 현황도 마찬가지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종목에서는 SK하이닉스·한화에어로스페이스·고려아연·신한지주·현대차 등 5종목이, 개인 순매수 상위종목에서는 삼성전자·셀트리온·기아·현대해상 등 4종목이 밸류업 지수에 편입됐다.


이때 투자자별 순매수 상위권에는 밸류업 지수 편입종목이 아닌 향후 편입 가능성이 점쳐지는 종목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번에 포함되지 못한 종목들이 추후 밸류업 편입을 위해 적극적인 주주환원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밸류업 지수 편입종목들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하고 있는 상황과도 사뭇 대비된다. 당초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종목들에 매수세가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였던 것과 달리 투자자들의 반응이 어긋난 분위기다.


특히 예고 공시를 올린 곳 중 자기자본이익률(ROE)과 배당수익률이 높은 기업에 투심이 보다 몰렸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우선 기관은 LG그룹이 밸류업 예고 공시를 올린 점을 바탕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을 각각 734억원(1위), 731억원(2위) 매수했다.


외국인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밸류업 공시(예고 공시)에 동참한 KB금융을 383억원(10위)어치 사들였다. 개인은 삼성그룹사들이 추가적으로 편입될 것으로 예상해 삼성E&A(722억원·6위), 삼성바이오로직스(504억원·8위), 삼성중공업(410억원·9위)을 끌어모았다.


이처럼 밸류업 지수 편입종목이 미편입 종목보다 주목받지 못하는 배경으로는 ‘밸류업 지수 논란’이 거론된다. 지수 공개 당시부터 애매모호한 종목 선정기준으로 형평성·객관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픽사베이

거래소는 시가총액,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을 기준으로 100개 종목을 선별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시가총액과 주주환원이 우수해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이후 꾸준히 수혜주로 주목받던 KB금융·하나금융지주 등이 편입종목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반면 선정기준을 충족하지 않은 SK하이닉스는 포함됐다.


선정기준의 일관성이 부족하고 뚜렷하지 않은 탓에 ‘고무줄 잣대’라는 비판이 커지는 실정이다. 이에 거래소가 연내 종목 변경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기존 정기변경 일정(내년 6월)보다 빨리 지수에 편입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에 투심이 향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 다수다.


업계에서도 이번 지수에 편입되지 않은 종목의 추가 편입 가능성을 고려해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 종목이 향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는 순간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에 베팅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면서 KB금융·하나금융지주·POSCO홀딩스·LG전자 등 현재까지 구체적 계획 없이 밸류업 예고 공시만 발표한 곳들을 투자처로 추천했다. 나아가 올 3분기 실적 시즌 혹은 내년 주주총회 시즌이 적절한 투자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예고했으나 구체적인 계획을 공시하지 않아 지수에 들지 못한 ‘지수 밖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들 종목이 지수 편입을 위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주주환원 의지를 경쟁적으로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