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최윤범도 공개매수가 상향 유력…고려아연 머니게임 장기화에 주가 변동성↑


입력 2024.10.07 17:11 수정 2024.10.07 17:25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이달 고려아연 13%, 영풍정밀 37% 급등

치킨게임에 ‘재무·사법리스크’ 확대 조짐

개인, 거래량 압도…변동성 따른 손실 우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경쟁이 장기화될 조짐에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풍·MBK파트너스 측의 공개매수가 상향으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추가 상향 대응이 유력한 가운데 무리수에 따른 리스크 확대 우려가 제기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60만원대로 떨어졌던 고려아연 주가는 최근 3거래일(2일~7일) 간 13.37%(68만8000→78만원) 급등해 80만원선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같은기간 영풍정밀도 주가가 37.15%(2만5300→3만4700원) 올라 상승 폭을 키웠다. 영풍정밀은 영풍그룹 계열사로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다. 영풍 측과 최윤범 회장 측의 고려아연 지분율이 33%대 박빙이라 영풍정밀 지분 확보는 이번 경영권 분쟁의 핵심고리로 지목된다.


양사의 최근 주가 강세는 영풍 측과 최 회장 측이 지분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번갈아 가며 공개매수가를 높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가보다 프리미엄이 거듭 붙으며 투심을 자극시키고 있단 진단이다.


최 회장 측은 이달 2일 영풍정밀 대항 공개매수를 시작했고 4일엔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 대항 공개매수에 돌입했다. 공개매수가는 각각 3만원과 83만원이다. 이는 영풍 측이 당초 제시한 공개매수가와 비교해 높은 금액이다.


앞서 영풍 측은 지난달 13일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에 돌입하며 공개매수가를 2만원으로 제시했다. 이후 26일 2만5000원으로 한 차례 높였다. 동일 기간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도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영풍 측은 당초 공개매수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4일 최 회장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가와 동일하게 맞추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공개매수 정정 공시를 하면 10일 뒤로 기한이 연장된다.


고려아연의 주요 주주 및 지분 구성. ⓒ데일리안 박진희 디자이너

이같은 강대강 대결 구도 속에서 양측이 공개매수가를 추가로 높일 가능성도 있어 지분 확보 경쟁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최 회장 측은 공개매수가를 다시 높여 지분 확보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겠단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최 회장과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영풍정밀 공개매수가 인상을 논의했다. 다만 결과는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이번주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도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 측은 영풍 측이 따라올 수 없는 수준까지 가격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가운데 양 측의 재무·사법리스크가 대두될 조짐이라 변동성 확대 우려가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는 양사가 공개매수가를 번갈아 상향하는 과정에서 출혈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글로벌 독립 투자 리서치 플랫폼인 스마트카르마(SmartKarma)는 최 회장 측이 공개매수가를 또 올리면 회사의 재무 위험이 커질 것이라 경고했다. 부채를 과도하게 끌어 쓸 경우 신용 비율이나 재무구조에 부정 영향을 미쳐 사업 능력 강화에 지장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영풍 측이 최 회장 측 공개매수 절차를 중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결과에 따라 파급력이 예상된다. 영풍 측은 자사주 공개매수가 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한 사항인데 이사회 결의 만으로 결정했다며 배임을 주장하고 있다.


영풍 측도 여러 리스크를 안고 있긴 마찬가지다. 현재 장형진 영풍 고문과 강성두 사장, 영풍 사외이사 3명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최 회장 측으로부터 배임 혐의로 피소됐다.


최 회장 측은 영풍의 사외이사가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지 않고 수조원대에 달하는 고려아연 지분 매각을 결정하고 고려아연 경영권을 MBK에 주려는 것은 배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향후 양측의 경영권 분쟁에 따른 사법 리스크는 더 커질 수 있다. 최 회장 측은 고소 건 외에도 영풍과 MBK 간에 체결된 경영협력계약 이행을 금지하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또 새롭게 진행 중인 법적 절차도 조만간 공개하겠단 방침이다.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공개매수 돌입 이후 거래량 대부분을 개인투자자가 차지하고 있어 변동성 확대 시 충격 우려가 나온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증권가는 공개매수 돌입 이후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기관투자자보다 개인투자자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관투자자의 공개매수 참여가 소극적인 가운데 장중 거래 역시 개인투자자가 기관·외국인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기관투자자의 경우 세금 부담이 크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고려아연 측 공개매수에 참여할 경우 양도소득세가 아닌 배당소득세가 적용돼 부담이 될 것으로 지적된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한 자기주식을 공개매수 종료 후 관련 법령상 절차에 따라 이익소각할 계획이다.


이에 한국과 조세협약을 체결한 나라의 법인은 배당 소득에 대해 10%의 법인세를 납부해야하며 조세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국가의 법인은 22.5%의 법인세율이 적용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이후 이날까지 개인투자자의 고려아연 거래대금은 4조3539억원으로 총 거래대금(7조580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7.4%에 달했다. 같은 기간 개인의 영풍정밀 거래대금은 1조570억원으로 전체(1조2872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2.1%를 기록했다.


영풍정밀 공개매수가 상향 가능성이 거론된 이날도 개인투자자의 고려아연 거래대금은 1391억원으로 총 거래대금(2324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9.9%에 달했고 개인의 영풍정밀 거래대금은 2158억원으로 전체(2378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7%를 기록했다.


이규익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고려아연 지분 구조 상 유통 가능 물량이 적어 주가는 단기간 내 강세가 예상된다”면서도 “공개매수 성공 여부에 대해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예측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