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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IPO 재도전에 기대 반 우려 반…흥행 여부 ‘촉각’


입력 2024.10.15 16:55 수정 2024.10.15 17:38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5조 몸값 ‘고평가’ 논란…주요 은행株보다 높아

‘국내 유일 비교군’ 카뱅 주가 약세에 우려 확대

업비트·오버행 리스크도…“성적 확신 어려워”

서울 중구 케이뱅크 본점 전경. ⓒ케이뱅크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케이뱅크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입성에 다시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흥행 여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나치게 높은 몸 값으로 고평가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부적절한 비교기업 선정, 높은 업비트 의존도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코스피 상장에 나서면서 흥행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2월 상장을 포기한 지 약 1년 8개월 만에 재상장을 추진하는 것이어서 시장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모습이다.


지난 2017년 창립한 케이뱅크는 2021년 처음으로 연간 기준 흑자 전환한 뒤 이듬해인 2022년 코스피 상장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듬해 증시 부진의 여파로 IPO 시장 분위기가 침체되자 지난해 2월 IPO를 철회했다. 기업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후 IPO 재입성을 위해 대출 성장 및 대손 비용 안정화 등으로 외형 성장에 집중한 결과,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854억원으로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21년 이후 지속돼 온 흑자기조가 더욱 뚜렷해지면서 IPO 재추진에 나섰고 흥행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케이뱅크를 둘러싼 각종 리스크로 인해 흥행 여부가 여전히 붙투명하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우선 케이뱅크의 과도한 기업가치가 문제로 꼽힌다. 케이뱅크의 공모 희망가는 9500~1만2000원으로 공모가 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약 5조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 2022년 ‘경’ 단위 자금을 휩쓸며 상장했던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 규모다.


5조원에 달하는 몸값은 ‘고평가 논란’을 야기했다. 회사는 기업가치 산정을 위해 피어그룹으로 국내 카카오뱅크를 포함해 글로벌 서비스형 뱅킹(BaaS)인 SBI스미신넷뱅크·미국 뱅코프 3곳을 선정, 이들의 주가수익비율(PBR) 평균치를 기준으로 2.56배를 적용했다.


케이뱅크의 PBR은 국내 유일한 비교기업인 카카오뱅크(1.62배)보다 높은 데다가 국내 주요 금융지주인 KB금융(0.63배)과 신한지주(0.53배) 등보다도 높다. 케이뱅크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이행 가능성이 낮고 금융지주 대비 사업 구조가 불안정한 점을 고려하면 몸값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지난 2021년 8월 코스피에 입성한 카카오뱅크도 IPO 당시 공모가를 7.3배의 PBR을 적용해 고평가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카카오뱅크는 시장의 우려를 딛고 상장에 성공해 한때 9만4400원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현재는 공모가(3만9000원)보다도 낮은 2만2600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상장 초기 주가 상승이 코로나19로 인한 과도한 유동성 유입에 따른 효과가 작용하면서 착시 효과가 나타났던 것이 사라진 결과다.


이때문에 케이뱅크가 상장하더라도 주가가 탄력을 받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카카오뱅크 대비 은행·카드 사업 및 플랫폼 사업 측면에서 잠재력이 낮은 만큼 상장 후 주가 하락의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진단도 나온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케이뱅크

제휴 업체이자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대한 높은 의존도도 해결 과제다. 케이뱅크의 예금수신 중 업비트 고객 예치금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20.7%에 달한다. 가상자산거래소 빗썸과 제휴계약을 맺은 NH농협은행, 코인원과 계약한 카카오뱅크의 관련 고객 예치금 비중이 각각 0.3%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나아가 지난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됨에 따라 케이뱅크가 업비트에 지급해야 하는 예치금 이자비용도 늘어난 상황이다. 실제로 케이뱅크가 지난 7월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에 지급한 예치금 이자비용은 36억원이었으나 다음달인 8월에는 73억원으로 한 달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외에도 구주매출(기존 주주의 지분 매각) 비중과 상장 첫날 유통 가능한 물량이 각각 50%, 37.3%로 높은 점도 흥행 기대감을 낮추는 요인이다.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및 주가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같은 분위기에 케이뱅크는 상장 완료시 7250억원의 유상증자 자금이 추가로 자기자본으로 인정받는 점을 강조했다. 향후 리테일·중소기업대출(SME)·플랫폼 등 3대 성장 전략을 바탕으로 회사의 성장 발판을 꾸준히 개척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케이뱅크의 흥행을 확신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IPO 초기 단계부터 꾸준히 여러 잡음이 나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는 진단이다. 무엇보다 금리 인하 시기에 인터넷 은행이 경쟁력을 갖추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10월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을 진행하는 예비 상장사들 중 케이뱅크의 해결 과제가 유독 많은 만큼 목표한 몸값을 받아낼 수 있을지 쉽사리 예측하기 어렵다”며 “성장 가능성과 실적 안정성을 시장에 입증하는 것이 흥행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케이뱅크는 다음날인 16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거쳐 오는 21일과 22일 양일간 일반 청약을 진행하고 이 달 30일 코스피에 입성할 예정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KB증권·뱅크오브아메리카(BofA)로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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