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충돌하는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가 1차전 선발 투수를 발표했다.
KIA(정규시즌 1위)와 삼성(정규시즌 2위)은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1차전을 치른다.
KIA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맞대결은 해태 타이거즈(KIA 전신) 시절인 1993년 이후 31년 만이다. 당시 KIA는 5,6,7차전을 쓸어담고 4승1무2패로 삼성을 제압, 7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도 KIA가 12승4패로 삼성에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KIA는 7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린다. KIA는 해태 시절을 포함해 11차례 한국시리즈에 올라 모두 정상을 지켰다. 한국시리즈에 올랐을 때는 우승을 놓친 적이 없다. 삼성은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정상에 도전한다.
한국시리즈 1차전을 하루 앞둔 20일 오후 2시 광주 라마다플라자 바이 윈덤 충장 호텔 라벤더홀에서 미디어데이 행사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KIA 이범호 감독, 양현종, 김도영이 참석했다. 삼성은 박진만 감독과 강민호, 김영웅이 나왔다. 참석자 모두 "한국시리즈는 5차전에서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팀 타율, 팀 OPS 1위에 오른 KIA와 팀 홈런 1위인 삼성의 화력 대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범호 감독 말대로 잠실야구장에 비해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가 비교적 작은 편이라 장타력이 승부를 가를 수 있다. 그래서 더 관심을 모았던 1차전 선발은 제임스 네일(31)과 원태인(24)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네일은 올 시즌 최고의 투수였다고 생각한다. 리그 평균자책점 1위다. 양현종과 네일을 두고 고민하다가 네일, 양현종 순서가 더 좋겠다고 생각해서 1차전 투수로 네일을 정했다"고 말했다.
네일은 올 시즌 26경기(149.1이닝) 12승5패 평균자책점 2.53을 찍었다. 올 시즌 삼성을 상대로는 2경기(11이닝)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4.09로 평범한 수준이다.
이범호 감독 말대로 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찍은 투수다. 의심의 여지가 없는 에이스지만, 턱관절 골절이라는 부상 여파에 대한 우려는 있었다. 이에 대해 이범호 감독은 “네일은 완전한 상태다. 투구하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네일은 지난 8월 24일 창원 NC전에서 맷 데이비슨의 강습 타구에 맞아 턱관절 골절 진단을 받았다. 긴급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출혈이 심했는데 KIA 구단의 신속한 대처로 하루 만에 턱관절 고정술을 받았다.
한국시리즈 등판 의지를 거듭 밝혀왔던 네일은 지난달 11일 보형물을 제거했고, 일주일 뒤 첫 불펜 피칭에 나섰다. 10월 들어 국군체육부대(상무), 롯데 자이언츠와 연습 경기에 등판했는데 2이닝 1실점, 3이닝 무실점 호투했다.
네일에 맞서 삼성은 예상대로 원태인을 내세운다.
원태인은 올 시즌 28경기 15승6패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했다. 곽빈(두산 베어스)과 공동 다승왕을 차지했다. 올해 KIA 상대로는 2경기(12이닝) 동안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2.25. 대구 출신의 원태인은 2019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이후 올 시즌 ‘푸른 피의 에이스’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원태인은 다승 1위 투수다. 우리는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왔는데 원태인이 등판할 순번도 됐다. 가장 믿음이 가는 투수라 1차전 선발로 낙점했다”고 말했다.
올해는 가을야구에서도 강했다. 지난 15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 LG 트윈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 6.2이닝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 호투했다. 가장 믿는 카드인 원태인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등판, 삼성 입장에서는 꼭 따내고 싶은 1차전이다.
역대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71.4%다. 42차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팀이 30차례 우승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