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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TSMC 영향력에 반도체株 방향성 ‘주목’


입력 2024.10.21 08:00 수정 2024.10.21 09:14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양사 3Q 실적 희비에 삼전·SK하닉 주가 등락

메모리 우려에 경쟁력 이슈까지…변동성 증가

일각에선 과장 진단도…향후 반등 가능성 전망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3분기 실적 시즌 효과를 흡수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 반도체 기업들의 희비에 따른 영향력이 어떤 방향성을 제시할지 주목되고 있다. 최근 ASML의 부진한 실적 발표로 충격을 받긴 했지만 이어진 TSMC의 호 실적이 이를 극복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종목들의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시장의 우려와 함께 다른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앞으로 주가에 어떻게 작용할지가 관심사다.


글로벌 대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는 지난 17일(현지시간) 3분기 순이익이 2111억 대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4.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망치(2999억 대만달러)를 크게 웃돈 수치다.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TSMC의 주가는 급등했다. 실적이 발표된 지난 17일에는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9.79%의 상승률(187.48→205.84달러)로 200달러를 단숨에 돌파했다.


다음날인 18일에는 5.06% 하락(205.84→200.78달러)했지만 200달러선을 유지하면서 이달 들어 15.61%(173.67→200.78달러)나 오른 상태다.


앞서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ASML이 부진한 실적 발표 후 2거래일(14~15일)간 주가가 21.64%나 하락(872.27→683.52달러)한 것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이후 이틀간 회복해 현재는 700달러선을 회복(18일 종가 기준 723.26달러)했지만 이달 들어 13.20%(833.25→723.26달러)나 하락한 상태다.


해외 반도체 기업들의 엇갈린 흐름 속에 국내 주요 반도체주들도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들어 3.74%(6만1500→5만9200원) 하락하며 6만원선을 내준 상태다.


최근 며칠간 6만원선을 사이에 두고 등락이 이뤄지긴 했지만 3분기에 나타난 점진적 하락세가 4분기 초까지 이어지는 양상이다.


SK하이닉스는 이 달들어 주가가 7.27%(17만4600→18만7300원)나 상승했지만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18일에는 4.44%(19만6000→18만7300원)나 하락하는 등 최근 변동 폭이 커지는 양상이다. 국내 대표 반도체 장비주인 한미반도체도 지난 18일 주가가 하루만에 10.40%나 하락(11만6300→10만4200원)하기도 했다.


메모리반도체 수요에 대한 시장의 우려와 함께 외국 기업들과의 경쟁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 그대로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분기 호 실적을 거둔 TSMC만 해도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경쟁을 펼치고 있는 기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에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그려 넣는 작업) 장비 인도를 연기했다는 로이터통신의 보도도 나왔다. ASML은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인 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고 있는 기업으로 이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주요 고객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로이터의 분석이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 본사 빌딩에 회사 로고가 붙어 있다.ⓒAP/뉴시스

이에 증권가에서는 오는 24일 예정된 SK하이닉스 실적 발표를 계기로 투자심리가 전환될 지 주목하고 있다. 3분기 호 실적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실적치는 이미 주가에 반영된 만큼 향후 전망에 더욱 이목이 쏠린다.


다만 최근 반도체 시장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부진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주요 반도체 종목들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우려가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반도체주가 그동안 과도한 낙폭에서 벗어나 향후 반등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세트 수요 부진에 따른 재고 조정과 이로 인한 2025년 대세 감익 사이클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과장돼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사이클에서 공급자들은 재고 축적 사이클 이후 수요 회복 시기에 미래 수요에 대한 낙관을 기반으로 설비투자를 확대(미래의 공급 상향)했고 이후 수요의 둔화가 맞물리며 항상 초과 공급을 맞이했다고 진단했다.


그 결과, 커머디티(commodity·범용 제품) 사이클에서 가격 경쟁 심화는 필연적이었고 이는 예상보다 더 부진한 실적의 기반이 됐다는 설명이다.


한동희 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D램 3사 모두 순부채 상황이라는 점과 이번 사이클에서의 이익이 다음 사이클을 위한 투자 재원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2025년 범용 메모리에 대한 공격적인 생산 전략이 실행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는 제한적 공급 속에서 2025년 범용 반등과 AI 강세가 맞물릴 가능성은 암시한다”며 “과장된 우려의 안정화와 메모리 업계의 이익 방어력에 주목할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관련주들의 주가 상승 및 하락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의 저점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반도체 소부장 산업이 사이클 산업으로 사이클 산업은 호황과 불황이 뚜렷하고 산업(업황)과 주가 사이클이 동행하지 않아 주가가 큰 변동성을 보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준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HBM 시장은 올해보다 내년에 더 가파른 기울기로 성장할 것”이라며 “최근 대형 종합반도체사(IDM)들의 주가 흐름을 고려하면 이번 반등장 수혜는 견조한 수요와 가격을 바탕으로 하는 HBM 관련 주식으로 쏠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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