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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버스 준공영제 혁신…'먹튀' 사모펀드 원천 차단한다


입력 2024.10.22 13:30 수정 2024.10.22 13:30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20주년 맞은 시내버스 준공영제, 재정·공공성·서비스 3대 분야 혁신 추진

재정지원방식 사후정산에서 사전확정으로 전환해 시 재정 부담 완화

민간자본 종합관리대책 마련하고 과도한 수익 추구 불가능한 구조 확립

장거리·중복 노선 손보고 노선 굴곡도 완화…대중교통 세력권' 실현

서울 세종대로에서 시내버스가 다니고 있다.ⓒ뉴시스

서울시가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 20주년을 맞아 버스회사에 대한 재정 지원 구조를 사후정산제에서 사전확정제로 전환한다. 서울 시내버스를 안정적 투자처로 인식한 사모펀드 등 투기성 자본의 진입을 차단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또한 버스 노선 체계도 전면 개편해 시민들의 시내버스 접근성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시는 2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시내버스 준공영제 20주년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운송수지 적자분 전액을 시가 보전하던 사후정산 방식을 미리 정한 상한선 내에서 보전하는 사전확정 방식으로 재정 지원 구조를 바꿔 시의 재정 부담은 줄이고 버스회사의 자발적인 경영혁신을 유도한다.


또 엄격한 기준을 마련해 건전한 민간자본만 버스업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고, 시민 누구나 도보 5분 내 대중교통 접근이 가능하도록 버스노선을 이용자 중심으로 개편한다.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2004년 7월 시가 전국 최조로 도입한 제도다. 버스 운송으로 발생한 수입금은 업체와 지자체가 공동으로 관리하고 총비용이 총수입을 초과해 적자가 발생한 경우에는 지자체가 재정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시는 현재 준공영제를 포함한 교통복지사업 장기간 추친으로 과도한 재정부담과 민간자본 유입에 의한 공공성 훼손, 공급자 위주 버스노선 운영 등을 과제로 꼽았다.


이에 시는 재정, 공공성, 서비스 등 3대 분야에 대한 혁신을 추진할 방침이다.


서울 시내버스 준공영제 개선방안.ⓒ서울시 제공

먼저 사후정산제를 사전확정제로 전환하는 등 재정지원 구조 개선을 통해 재정을 혁신한다. 시 관계자는 "사전확정제 제도가 도입되면 버스회사가 자발적인 수입 증대와 비용 절감 등 경영혁신에 힘을 쏟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전확정제를 통해 행정비용 감소와 대출이자 등 연간 최대 180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건비와 연료비를 모두 실비로 보전해주는 정산방식에서 상한선을 정해 보전해주는 표준단가 정산제로 바꾼다. 시는 정산방식 변경 배경과 관련해 "적자분을 전액 보전해주는 현 정산제에서는 각 버스회사가 적자를 보지 않는다는 점으로 인해 사모펀드 등 투기성 자본이 안정적 투자처로 인식하는 문제가 있다"며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공공성 훼손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재 사모펀드 등 민간자본이 서울시내 버스회사 6곳을 인수한 상황이다. 시는 이런 민간자본 종합관리대책도 마련해 공공성을 혁신한다고 밝혔다. 시는 민간지본 진입 전·후, 이탈 시 등 단계별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엄격한 진입기준에 따른 사전심사제도를 도입해 불건전·외국계 자본과 과다영리 추구 자본의 진입을 사실상 제한한다. 또 외국계 자본, 자산운용사의 진입을 금지하고 국내 자산운용사의 경우 설립 2년 이상된 곳에만 기회를 준다.


이미 진입한 민간자본에 대해서는 배당성향 100% 초과 금지, 1개월분의 현금성 자산 상시 보유 의무화 등을 통해 배당 수익을 제한한다. 회사채 발행 시 사전신고를 의무화하고 회사채로 인해 이자비용이 늘어난 경우에는 회사 평가 등에 반영해 과도한 수익 추구가 불가능한 구조를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민간자본이 준공영제의 허점을 악용해 알짜 자산매각 후 단기간에 운수업계를 청산·이탈하는 이른바 '먹튀'도 원천 차단한다. 임의로 차고지를 매각한 경우 차고지 임차료를 지원하지 않고, 민간자본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최초 진입 후 5년 내 재매각하거나 외국계 자본에 재매각할 때 회사평가에서 5년간 200점을 감점해 '먹튀'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를 만든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서울시내버스 준공영제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데일리안 김인희 기자

버스 노선도 전면 개편해 서비스를 혁신한다. 현재는 노선 굴곡도 증가로 인한 통행속도 감소와 타 교통수단과 중복 등 서비스 수준이 저하된 경향이 있다. 이에 시는 시민 누구나 걸어서 5분 내 대중교통에 접근 가능한 '대중교통 세력권'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재정, 공공성, 서비스 혁신을 위해 지난 1월부터 버스조합 등 관계자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시와 버스조합은 노선 체계 전면개편 용역을 최근 발주했으며, 이를 통해 장거리·중복 노선을 손보고 노선 굴곡도는 완화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준공영제 20년을 맞이해 추진하는 재정, 공공성, 서비스 세가지 혁신 달성으로 시민이 일상에서 편리함을 느끼고 만족할 수 있는 든든한 교통복지를 실현하고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서울시내버스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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