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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모차르트만?…뮤지컬 무대에 소환된 한국의 새 인물들


입력 2024.10.23 10:01 수정 2024.10.23 10:02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뮤지컬 무대에는 다양한 역사적 인물의 삶이 올려진다. 그들의 삶을 통해 그 시대에 살았던 인물의 감정과 상황을 이해하고, 동시대에도 적용되는 교훈을 찾아내면서 흥행을 이끈다. 현재 꾸준히 공연되는 ‘엘리자벳’ ‘마리 앙투아네트’ ‘마타하리’ ‘베토벤’ ‘모차르트’ 등이 그 예다. 그런데 최근엔 공연계에서 지금까지 다뤄지지 않았던 새로운 인물들을 찾아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립정동극장

국립정동극장은 내달 28일부터 12월29일까지 한국 최초의 미용사 오엽주의 삶을 모티브로 한 창작뮤지컬 ‘아이참’(Eye Charm)을 공연한다. 타이틀롤 현석주 역에는 뮤지컬 배우 방진의와 모델 겸 배우 장윤주가 더블캐스팅 됐다. 특히 장윤주는 뮤지컬에 처음 도전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작품은 태어난 모습대로 사는 게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던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당연함을 거부하는 여성, 현석주를 등장시켜 사회가 정해놓은 고정관념을 탈피한 시대의 이단아를 무대 위로 불러온다. 자신의 멋을 스스로 직조하는 당당한 자신감과 자기 자신을 아끼는 강인한 내면이 돋보이는 주인공들을 통해 작품은 ‘당신은 지금도 충분히 매력있다’고 메시지를 건넬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국립창극단은 뮤지컬 ‘정년이’를 통해 여성 국극 배우라는 새로운 인물을 끌어내면서 호평을 받았다. 인기 웹툰 ‘정년이’를 원작으로하는 이 작품은, 최근 김태리 주연의 동명 드라마로도 방영되면서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정년이’는 1950년 짧은 전성기를 지낸 여성국극단의 배우들을 조명한다. 극중 인물들은 소리 재능을 타고난 목포 소녀 윤정년과 소리꾼들의 성장과 연대를 그린다. 물론 극중 인물들은 실제 역사 속의 인물은 아니지만, 실존했고 현재도 드물지만 존재하는 여성 국극 배우들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인물을 발굴해낸 작품으로 봐도 무방하다. 특히 이 작품은 웹툰을 무대화하면서 낡은 전통 취급을 받았던 판소리와 창극이 젊은 세대에게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었고, 개막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쳤다.


ⓒ국립극단, 오디컴퍼니

더 앞서서는 오디컴퍼니가 제작한 창작뮤지컬 ‘일 테노레’도 있다. 작품은 한국 오페라의 선구자인 이인선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조선 최초의 오페라 테너를 꿈꾸는 윤이선과 오페라 공연을 함께 준비하는 독립운동가 서진연과 이수한, 세 사람을 통해 비극적이고 어두운 시대 속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일 테노레’는 초연임에도 웰메이드 작품으로 호평을 받았고, 그 인기에 힘입어 연장 공연까지 진행했다.


사실상 국내 뮤지컬 시장은 여전히 라이선스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때문에 현재 뮤지컬 무대에 올려지는 이야기들 역시 해외의 역사 속 인물들이 대다수다. 이런 상황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 역사 속의 다양한 인물들을 찾아내고, 그것이 좋은 성적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업계에선 한국적인 이야기를 통한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한다.


특히 최근 한국 뮤지컬이 세계로 수출되는 상황에서 한국적인 소재의 발굴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한 공연 관계자는 “우리나라에도 충분히 해외의 위대한 인물들 못지않은 스토리를 지닌 인물들이 많다”면서 “글로벌 시장을 내다보는 현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로 어떻게 글로벌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다. 코로나 이후 공연계가 실험적인 도전들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한국적인 소재를 기반으로 보편성까지 확보한 작품들이 꾸준히 올라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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