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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장 인선 '본궤도'…금융사고 책임론 속 이사회 결론은?


입력 2024.10.31 16:33 수정 2024.10.31 18:45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그룹 이사회 회동…승계 논의 본격화

곧바로 후보군 확정 관측도 나왔지만

공식 롱리스트까진 시간 더 필요할 듯

조병규 행장 포함 여부 초미의 관심사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전경. ⓒ우리은행

우리금융그룹의 계열사 최고경영자 인선 작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차기 우리은행장이 누가 될지에 시선이 쏠린다. 그룹 이사회가 머리를 맞대면서 당장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낼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아직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한 분위기다.


조병규 현 행장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지, 아니면 결국 명단에서 빠지며 일찌감치 물갈이 인사 수순으로 접어들지가 초미의 관심사인 가운데 최근 우리은행에서 잇따른 대형 금융사고와 그에 따른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만큼 고민이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는 이날 오후 비공식 회동을 가지고 최고경영자 육성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조 행장의 임기 만료를 두 달 앞두고 차기 경영자 후보군 관리를 시작한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모임에서 곧바로 우리은행장 후보군이 추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특정 안건을 의결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며 선을 긋는 모양새다.


그동안 우리금융은 자회사 대표를 선출하기 위해 자회사대표이사추천위원회를 열어왔다. 이번에는 그러한 관행을 깨고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취임한 직후 마련했던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가동한 것이다.


우리금융은 이 프로그램으로 본부장급 임원 중 리더로서의 역량을 갖추도록 연수를 진행하는 등 후보군을 관리해 왔다. 조 행장 또한 지난해 5월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로 재작하던 중 해당 프로그램을 거쳐 행장으로 선출됐다.


올해 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사장단은 조 행장을 비롯해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 ▲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이종근 우리자산신탁 대표 ▲최동수 우리금융에프앤아이 대표 ▲이중호 우리신용정보 대표 ▲김정록 우리펀드서비스 대표 등 7명이다.


우리금융은 이날 오후 열린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대해 이사진들이 특정 안건을 의결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날 회동은 자추위는 아니기에 새로운 안건이 결정되진 않는다"며 "회사의 주요 현안, 내년도 중점 추진 사업 등을 중심으로 브리핑이 진행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관전 포인트는 역시 조 행장의 거취다. 올해 상반기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에 대한 부당대출 사고가 알려지면서 조 행장의 책임론이 불거졌다. 또 우리은행에서는 올해 6월 경남 지역 영업점 100억원대의 횡령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55억원 규모의 오피스텔 분양대금 대출 사고 등 금융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특히 금융당국까지 나서 우리금융 임원들에게 책임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9일 임원회의에서 "우리금융의 내부통제와 건전성 관리 수준이 현 경영진이 추진 중인 외형확장 중심의 경영이 초래할 수 있는 잠재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지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라고 발언했다.


일각에서는 이 원장이 사실상 조 행장의 연임 반대 의견을 밝힌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지난 10일 열린 국회 정무회 금융위원회 국감에서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복현 금감원장과 우리금융의 관계 회복이 가능한 상태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우리금융은 최근 자회사 등 경영관리 규정 지침을 개정해 자회사 대표가 임원을 선임할 때 회장과 미리 협의하는 절차를 없앴다. 임 회장은 국감에서 "이번 사건의 한 원인이 된 회장의 권한과 기능 조절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지주회장 인사권을 대폭 축소하겠다"라고 밝혔다.


변수는 조 행장이 올해 들어 우리금융의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6591억원을 거두면서 세 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을 초과 달성했다. 당초 조 행장이 목표로 세운 당기순이익 1등은 경쟁사에 밀려 불가능해졌지만 우리은행의 성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해당 인물들이 후보군인지 확인이 어렵고 오늘 롱리스트 확정 여부도 미지수"라고 했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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