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이자율까지 꼼꼼히 따져야
내년까지 대출 규제 강화 기조
국내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에 매긴 우대금리 격차가 최대 여덟 배 가까이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우대금리 폭이 크더라도 자신의 조건과 맞지 않으면 불리할 수 있고, 그보다는 기본 이자율이 낮은 은행이 유리할 수도 있는 만큼 대출을 받기 전 꼼꼼히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이런 와중 정부의 가계대출 옥죄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출을 받으려는 금융소비자들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주담대를 판매하고 있는 국내 16개 은행들이 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방식 주담대에 적용한 가감조정금리는 평균 1.96%였다.
가감조정금리는 급여 이체나 카드이용 실적, 비대면 여부 등에 따라 감면받을 수 있는 우대금리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아울러 지점장 전결 권한으로 할인되는 금리도 여기에 포함된다. 대출 상품의 최종 이자율은 시장 원가에 해당하는 기준금리에 각 은행이 붙이는 영업비용과 마진을 담은 가산금리를 더한 뒤, 마지막으로 우대금리를 빼서 정해진다.
은행별로 보면 iM뱅크의 우대금리가 2.97%로 제일 높았다. 그 다음으로 BNK부산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2.74%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반면 우대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카카오뱅크로 0.38%에 그쳤다. 케이뱅크는 가감조정금리 없이 기준금리와 가산금리 만으로 대출 이자율이 매겨졌다.
나머지 은행들의 주담대 우대금리는 ▲KB국민은행 2.42% ▲NH농협은행 2.39% ▲하나은행 2.28% ▲BNK경남·전북은행 2.11% ▲Sh수협은행 1.98% ▲제주은행 1.97% ▲신한은행 1.66% ▲SC제일은행 1.50% ▲IBK기업은행 1.20% ▲광주은행 1.01% 등 순이었다.
우대금리는 대출 이자율 수준을 결정하는 중요 요인이다. 각 은행이 제시하는 조건만 잘 맞출 수 있다면 소비자가 실질적인 금리를 부담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우대금리가 낮은 은행이라고 해서 반드시 대출이 비싼 건 아니다. 우대금리 혜택이 적은 대신 기본금리와 가산금리 자체를 낮게 책정하는 경우도 있어서다.
실제로 이를 모두 반영한 주담대 최종 평균 대출금리를 보면 iM뱅크가 3.37%, 카카오뱅크가 3.74%로 우대금리 만큼의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우대금리는 2%p가 넘는 격차를 보였지만, 그것만으로 유·불리를 논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변수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하면서 은행들이 대출 이자율을 줄줄이 인상한데 이어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정 가능한 우대금리를 통해 최종 대출 이자율을 높이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금융권에선 은행권의 대출 조이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때문에 대출을 받으려는 금융 소비자들의 주의를 당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올해 가계대출 연간 목표치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은행별 우대금리 혜택이 다른 만큼 금융 소비자들도 자신의 조건에 맞게 세세하고 꼼꼼하게 금리 요건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