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대회 참가한다며 입국한 케냐 선수…왜 고성 양식장에 취직했을까

케냐 외국인 우리나라서 합법적으로 고용허가 받을 수 없어

마라톤 대회 참가 목적으로 서류 조작해 입국 비자 발급

경남의 한 양식장에 불법취업한 케냐인ⓒSBS 보도화면 캡처

서류를 허위로 꾸며 케냐의 마라톤 선수들을 국내에 입국시킨 뒤 양식장에서 일하게 한 일당이 붙잡혔다.

19일 창원해양경찰서는 지난달 28일 케냐 국적 운동선수들을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것처럼 허위로 초청한 뒤 국내 양식장 등에 불법취업을 알선한 경남 고성시청 체육회 소속 마라톤 선수 A씨 등 3명을 붙잡아 출입국관리법위반(허위 초청)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구속1, 불구속2)했다고 밝혔다.

창원 해경에 따르면 한국의 한 취업 알선 업체가 올린 SNS홍보 영상에는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한다는 문구와 함께 경남 고성의 한 양식장에 취직한 케냐인이 등장한다.

영상에 나오는 이 케냐인은 부산에서 열렸던 마라톤 대회 우승자였다.

케냐는 우리와 외국인 고용허가를 맺지 않은 나라로 취업비자가 나올 수 없어 마라톤 대회로 서류를 조작해 비자를 받아냈다.

이들 허위초청 브로커 일당은 케냐 마라톤 선수 7명을 취업 알선 브로커에게 소개해, 경남 일대 양식장 등 수산업체에서 일하게 하고 근로금 약 3400만원을 본인들의 계좌로 받아 챙겼다.

황창석 창원해경 정보외사과장은 "이들 케냐 선수들이 운동 경기 목적으로 초청된 것처럼 왔지만 합숙하면서 양식장 옆에서 (지냈다)"며 "환율이 한 10배 정도 차이 나니깐 월급으로 30만원만 줘도 케냐애서는 300만원 가치가 있다"고 전했다.

현재 양식장에서 일했던 7명의 선수 가운데 6명은 케냐로 다시 돌아갔고, 1명은 신원파악이 힘든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전진 마라톤 선수 A씨를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나머지를 불구속 송치한 가운데 불법 취업 현장에 대한 단속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