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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만 투자자 생각하라"…국민의힘, '코인과세 유예'로 거야 압박


입력 2024.11.22 06:10 수정 2024.11.22 06:12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한동훈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 관철시킬 것"

野, '공제 한도 5000만원 상향' 대안 내놨지만

투자자 민심 '악화'에 지지층서도 '불만' 속출

與일각 "과세하면 결과 뻔해…투자자만 봐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이 가상자산(코인) 과세 유예안에 힘을 실으면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800만 투자자의 자산 형성 수단으로 자리매김한 가상자산 시장에 규제가 가중되면 민심과 시장이 함께 흔들릴 수 있단 주장에서다. 당내에선 가상자산 과세 유예가 앞선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국면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던 민주당의 우유부단함을 재차 부각할 수 있는 카드가 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재 우리의 준비 상태로는 공정하고 공평한 (가상자산) 과세가 어렵다"며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2년 유예'를 관철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 주장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상자산 과세는) 정부가 제안한 2년 유예로 가야 한다"로 언급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서 지난 7월,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송언석 의원은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 시행일을 3년 유예하는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하면서 "모든 투자자가 납세 당사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철저하고 정교한 준비 없이 성급하게 과세를 시행하는 것은, 가상자산 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다수 투자자들에게도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가상자산 과세가 논란으로 떠오른 건 문재인정부 당시 국회가 가상자산 소득에 20%의 세율을 부과하는 세법개정안을 통과시킨 뒤 시행 시점을 2025년 1월 1일로 정해놨기 때문이다.


해당 개정안의 통과를 이끌었던 민주당은 당시와 같은 논리인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주장과 함께 예정대로 2025년 과세 시행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아직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제도가 미비하다는 점을 이유로 과세 시점을 2년 유예하자는 입장이다. 이에 여야는 지난 19일 기재위 조세소위원회를 열고 이에 대해 논의했지만 서로 간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가상자산 과세를 '청년세'로 부르며 과세가 시기상조라는 주장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 국회 전자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전날 올라온 '2025년 1월 1일 코인 과세 유예 요청에 관한 청원'은 이날 오후 9시 30분 현재까지 6만3012명의 동의를 이끌어냈다.


해당 청원 작성자는 "대한민국 20대 청년이다. 제대로 된 법과 보안도 없이 하는 과세가 과연 바른 정책이냐"라며 "현재 두 달도 채 안 남았는데 그 사이에 완벽한 보안도 될 리가 없다. 차라리 좀 더 유예하고 그 사이에 제대로 된 법을 만들어 과세하는 것이 맞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심지어 민주당 지지자들도 유예를 촉구하고 있단 점을 들어 유예안을 거대 야당을 압박하는 카드로 사용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는 "가상자산 과세 당에서 신중해야 합니다"거나 "가상자산 세금 부과는 좀더 신중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한 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800만명이 넘는 우리 국민(투자자) 중 대다수는 청년이다. (가상자산이) 청년들의 자산 형성 사다리로 활용되고 있다"며 "최근 '트럼프 랠리'가 이뤄지면서 가상자산 가격이 오랜만에 올라가고 있다. 이번에 손실을 회복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분들이 많은데, 민주당이 그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정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민주당을 향해 직접적인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민주당도 이를 의식한 듯 가상자산 과세 공제 한도를 5000만원으로 상향하는 대안을 내놨다. 공제 한도를 높여 투자자들의 불만을 달래자는 대책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안은 민주당 안팎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김남국 전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가상자산 과세에 반대하는 입장과 함께 "이렇게 왔다갔다 갈지자 행보를 하면 양쪽으로부터 다 욕먹게 되고, 국민의 신뢰도 잃게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가상자산 과세 유예 카드가 민주당을 정책적으로 압박하는 것은 물론, 일부 지지자들과 중도층을 흔들 전략으로 적합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앞서 금투세 폐지를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 혼란이 빚어지며 민심 이반 현상이 나타났던 전례와 마찬가지의 상황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특히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을 건드리게 되면 지지층의 결집이 약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미 금투세 페지로 한 차례 험한 말을 들었음에도 민주당은 가상자산 과세에 명확한 결단을 내리지 못할 수밖에 없다. 하자니 투자자한테 욕을 먹고, 안 하자니 일관성이 없다고 욕을 먹기 때문"이라며 "민주당이 과세를 강행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자신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투자자만 보고 가면 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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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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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지불인 2024.11.22  03:06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은 부과되어야 한다.   이 원칙 빼고 공정, 정의외치는 자  사이비 자유주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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