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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게시판' 갈등 최고조…집안싸움 벌이다 '이재명 무죄' 날벼락


입력 2024.11.25 22:10 수정 2024.11.25 22:10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공개석상서 '당게' 두고 지도부끼리 설전

비공개 회의서도 고성 오간 것으로 알려져

친한vs친윤, 장외에서도 계속 투닥투닥

한동훈 "어떻게든 나를 흔들겠다는 의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당원 게시판' 논란을 두고 언론에 공개된 현장에서까지 공공연히 입씨름을 벌이며 집안싸움에 골몰해 있다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무죄 선고'라는 날벼락을 맞았다. 이 대표 1심 무죄 선고로 정국이 극도로 유동적인 가운데, '단일대오'도 모자란 시점에서 이렇게 집안싸움만 계속해서 되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친윤계 김민전 최고위원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 게시판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이유는 정당은 민주적이고 정당의 의사 형성도 민주적이어야 한다는 뜻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또 포문을 열었다.


김 최고위원은 "의혹이 제기되자 일부 최고위원 등 당직자가 '8동훈'이 있다는 얘기를 언론에서 하고 있다"며 "어떻게 '8동훈'이 있는지를 알게 됐는지 정말 궁금하다"고 했다.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이라는 이름으로 글을 올린 사람이 8명이라고 알려진 경위를 물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당에서 한 대표 사퇴와 같은 글을 쓰는 사람들은 고발한다는 기사가 나왔더라"며 "만약에 고발한다고 하면 나한테 무수하게 많이 '(최고위원) 사퇴하라'는 문자가 와 있다. 그 번호들도 다 따서 드릴테니까 같이 고발해달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한 대표는 즉각 "발언할 때 사실관계를 좀 확인하고 말씀하시면 좋겠다. 그런 고발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고, 김 최고위원은 "그런 기사가 났다"고 응수했다. 이에 한 대표는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서범수 사무총장도 "사퇴하라고 해서 고발하겠다고 한 사실은 금시초문"이라고 가세하자, 김 최고위원은 "해당 기사가 오보라면 적극적으로 대응해달라"고 했다.


취재진이 다 보고 있는 자리에서의 입씨름이 격화되자 급기야 추경호 원내대표는 손사래를 치며 "해당 내용은 비공개 회의 때 논의하자"고 중재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이들은 최고위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에도 설전을 이어갔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는 고성도 터져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친한계와 친윤계의 갈등은 장외에서도 계속됐다. 범친윤계로 분류되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 출연해 "요새 당원 게시판 문제에 대처하시는 것을 보면 좀 이해하기 힘든 면이 많다"며 "한 대표가 '내 가족이 안 썼다'는 걸 그냥 속시원히 한마디 해줬으면 하고 바라는 당원들이 많다. 이런 식으로 소극적 대응을 하면 계속해서 실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꾸 수사해서 법적인 처리를 이야기하는데, 그건 하책 중 하책"이라며 "본인(한 대표)이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반면 친한(한동훈)계 3선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이렇게 말싸움을 일으키는 것은 오히려 야권의 행태보다도 더 비열한 거 아니냐"라며 "수사기관에 의뢰했으면 결과를 지켜보고 나중에 지적해도 충분한데 자꾸 (한) 대표에게 '입장을 밝혀라' '사실을 밝혀라' 공격 아닌 공격을 한다. 민주당의 행태랑 뭐가 다르냐"고 맞섰다.


한 대표는 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에 문제 제기하려는 사람들을 보면 '명태균 리스트'와 관련돼 있거나, 김대남 건에 나왔던 사람들"이라며 "자기들 이슈를 덮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직격했다.


그는 "어떻게 해서든 당대표인 나를 흔들어보겠다는 의도"라며 "이재명 대표 선고 나고 조금 숨통 트이는 것 같으니까 이제 당대표를 흔들고 끌어내려 보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이날 최고위 직후 한 대표가 기자들과 만나 언급한 '이재명 대표 선고'란 지난 15일의 공직선거법 혐의 유죄 판결을 가리킨다. 한 대표의 카운터파트인 이 대표의 정치생명이 경각에 달리자 친윤계가 다시 '전당대회 불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는데, 이로부터 채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이 대표는 위증교사 혐의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며 되살아났다.


이 대표 측이 되레 숨통이 트이면서 야권의 대여(對與) 공세가 더욱 격렬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형국에서, 지엽말단적인 '당원 게시판' 문제로 언제까지 '집안싸움'이 계속돼야 하는지 회의적인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사실 당원게시판은 우리 당에 보는 사람도 거의 없는 게시판인데 이재명 대표 선고도 있는 이런 날 이 문제를 두고 크게 다툼을 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며 "이 국면을 얼른 마무리 짓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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