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종목에 매도 랠리…레버리지·인버스 ETF엔 매수 우위
변동장에 불확실성↑…주식 대비 리스크 낮은 지수에 베팅
업계, 코스피·코스닥 상승 전망…역추종 상품엔 주의 당부
올해 국내 증시의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연초보다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주식 종목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식에는 ‘팔자’ 기조를 보이는 반면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는 투심이 몰리고 있다.
개별 주식의 변동성이 지수 대비 높아 투자 리스크가 큰 만큼 외면받는 것으로 보인다. 지수 추종형 ETF의 경우 상승 혹은 하락에 베팅할 수 있는 상품이 모두 존재해 시장 분위기를 살핀 단타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를 비롯한 기관·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 한 달(10월 25일~11월 27일) 동안 국내 상장 주식에 대해 395조3563억원을 팔아치웠다. 시장별로 살펴보면 코스피 상장 주식은 약 237조9365억원을, 코스닥 상장 주식은 약 157조3918억원을 각각 매도했다.
이와달리 국내 증시에 상승 혹은 하락 베팅하는 ETF에는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국내 ETF 시장에서는 국내 대표지수인 코스피·코스닥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를 2조8892억원 사들였다. 같은기간 두 지수를 역추종하는 인버스 및 곱버스(인버스 2배) ETF에는 1조446억원이 유입됐다.
이는 국내 주식이 증시보다도 부진하다는 인식이 크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국내 증시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최근까지 우하향세를 지속하고 큰 변동성 장세를 연출한 영향도 있다.
올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6.19%(2669.81→2504.67), 21%(878.93→694.39) 하락했다.
특히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달 6일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2.3%(2563.51→2504.67), 6.58%(743.31→694.39)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수혜 업종으로 분류되는 금융·조선·방산·바이오 등을 제외한 업종들은 전반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게 증권가의 진단이다. 이로 인해 최근 개별 종목에 대한 예측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주식을 외면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투자자들은 지수 베팅으로 눈을 돌리며 단타 수단으로 지수 추종형 ETF를 이용하는 모양새다. 증시가 급등락을 연일 반복하고 있으나 개별 종목 대비 낙폭이 크지 않아 리스크가 적고 개장 직후에는 방향성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수 추종형 ETF와 관련해 인버스·곱버스보다 레버리지 ETF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과거부터 글로벌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던 미국 대선이 종료된 후 주식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면 결과와 상관없이 상승세가 부각됐다는 설명이다.
레버리지 ETF가 시장 전체에 대한 투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안정성이 보장돼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는 ‘장기 투자’ 상품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시장이 무너질 확률이 거의 제로(0)인 만큼 레버리지 ETF를 통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챙길 수 있는 것이다.
인버스 및 곱버스 ETF에 대해서는 개별 주식 종목 대비 손실위험이 클 수도 있다며 주의를 거듭 당부했다. 이에 해당 ETF 유형에 대해서는 장기보다 ‘단기 투자’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수 추종형 ETF들이 시장 변동성을 노려 수익률을 거두는 상품인 것은 맞으나 단타를 위한 수단으로만 이용할 경우 수익률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며 “현 증시 상황에서는 ETF가 주식보다 안전하지만 지수의 상승과 하락을 예측하기 어렵기에 무작정 지수 추종형 ETF를 택하는 건 무리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