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계엄령] 증권가 “증시 단기 변동성 확대…외인 투매 등 주시”

비상계엄 선포·해제…이슈 일단락으로 급락 후 안정 전망

시장 파급력 촉각…“외환시장 극심한 저평가 해소도 가능”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후 국회에서 비상계엄해제요구안이 가결된 가운데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해제 선언이 나오지 않자 국회의원들이 본회의장을 지키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증권가에서는 4일 비상계엄령 선포·해제와 관련해 외국인의 투매 움직임 등 금융시장에 파급력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시장은 전날 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비트코인 원화마켓 가격이 급락하는 등 충격을 받았다. 이후 계엄 해제 선언 등으로 극심한 변동성은 진정 추세다.

이에 대해 증권가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증시 단기 변동성 확대 전망을 내놓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6시간 만에 계엄 사태가 종료되기는 했지만 미 증시에 상장된 한국 상장지수펀드(ETF) ‘EWY’와 환율 등 금융시장의 가격 레벨이 전날 장 마감 당시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점 자체가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며 “한국 고유의 정치 불확실성이 증폭된 상태이므로 향후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소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간밤 글로벌 금융시장도 한국의 계엄령 선포에 주목했다”며 “한국은 중간재 수출이 많아 계엄령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 경기 둔화가 확대될 수 있고 반도체 칩, 중장비 등 공급망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글로벌 경기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베이스 시나리오를 가정할 시 단기적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주식시장에서 이탈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다만 비상계엄 이슈가 빠르게 해소됐다는 점에서 주가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증권가는 국회의 계엄령 해제 결의안 가결 이후 금융시장 변동성이 줄어든 점은 긍정적으로 보고 시장이 점차 안정적인 상황으로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 변동성 확대를 경계하지만 비상계엄이 선포 직후 해제됐고 이 과정에서 환율과 야간 선물시장 등 낙폭이 축소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융시장 충격 강도는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은 극심한 저평가 영역에 있었던 만큼 점차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정부는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당분간 주식·채권·단기자금·외화자금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