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케이크 이어 딸기뷔페 론칭
지난해 대비 더 비싸고 화려한 메뉴 앞세워
비싼 가격은 올해도 논란…“딸기값 인상 원인”
호텔업계가 연말 특수 잡기에 한창이다. 크리스마스 케이크에 이어 이번에는 딸기뷔페까지 잇따라 오픈하면서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허물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대비 더 비싸고 화려한 메뉴를 앞세워 올해도 ‘예약전쟁’에 불을 지피는 분위기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특급호텔들이 일제히 ‘딸기뷔페’를 오픈했다. ▲롯데호텔 서울의 ‘머스트 비 스트로베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호텔의 ‘살롱 드 딸기(Salon de Ddalki)’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의 ‘베리 베리 베리 디저트 뷔페’ 등이 대표적이다.
호텔업계는 올 겨울 ‘딸기 뷔페’ 장사에 대한 기대가 높다. 밥값보다 비싼 디저트를 먹기 위해 방문하는 고객들이 잇따르면서, 매년 매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이 다가오면 업계에서 경쟁하듯 다양한 딸기 디저트를 선보이는데 공을 들이는 이유기도 하다.
겨울은 여름 만큼 호텔업계 최대 성수기로 통한다. 3월까지 이어지는 딸기뷔페 등 연중 가장 큰 뷔페 행사가 예정돼 있는 데다, 크리스마스와 각종 연말 소규모 모임 행사 등으로 예약률이 급증하는 시기여서다. 연말 투숙률 역시 90% 이상에 달한다.
특히 호텔의 ‘꽃’인 뷔페 영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국내 특급호텔의 경우 도심 속에 위치해 있어 고급 레스토랑과 뷔페 등 식음 장사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다. 식음 영업 재개 여부에 따라 호캉스 등 객실 영업도 영향을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소비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올해도 딸기뷔페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며 “연말에는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폭발하고, 씀씀이가 커지면서 특급호텔에서 즐기는 고급 식사와 디저트가 MZ세대의 취향을 올해도 제대로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문제는 가격이다. 호텔업계는 가격 인상에 대해 “매년 해왔던 것이고, 그만큼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지만, 지나친 상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는 비용 상승을 이유로 프리미엄을 원하는 소비자 욕구를 자극하며 가격을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롯데호텔 서울 '페닌슐라 라운지 앤 바'의 '디저트 뷔페' 가격이 13만5000원으로 바뀐다. 지난해의 경우 13만5000원(12월), 11만5000원(1~4월)이었는데 각각 7.4%, 17.4% 올랐다. 커플 둘이서 딸기 뷔페를 가면 30만원에 육박한 수준이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그라넘 다이닝 라운지'의 딸기 뷔페는 12월 기준 지난해 9만5000원에서 올해 10만5000원으로 1만원 올랐다. 페스티브 시즌인 12월 20일부터 12월 31일에는 요일에 관계없이 매일 13만9000원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사실상 46.3%가 인상됐다.
서울드래곤시티 노보텔 스위트 '더26'의 '딸기 디저트 스튜디오'도 9만원에서 9만5000원으로 5.6% 인상됐고,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더라운지' 역시 '살롱 드 딸기' 성인 기준 가격이 지난해보다 주말 8만7000원에서 8만8000원으로 1000원 조정했다.
업계는 뷔페 주 재료가 되는 딸기의 가격이 무섭게 치솟으면서 가격의 상향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딸기 설향(2㎏·특상품)’의 가격은 6만 3973원으로 1년 전(5만 4906원)보다 16.5%가 올랐다.
딸기 가격이 오른 것은 올 여름 길어진 고온 현상으로 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평년에는 11월 중순부터 겨울 딸기가 본격적으로 출하된다. 그러나 올해는 더위 탓에 딸기 모종을 늦게 심은 농가가 많았고 이에 전국적으로 출하 시기가 10일 이상 늦어지며 물량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대비 높아진 가격 부담에도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NS를 기반으로 인증샷을 찍는 문화가 보편화 되면서, 파인다이닝을 포함한 다양한 맛집에 대한 방문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이후 고객들이 식음에 있어서 가심비(가격대비 심리적 만족)를 만족시키는 곳들을 많이 찾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호텔 음식 품질에 대한 믿음이 있다는 점 등이 비싼 가격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올해도 매출 특수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