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실패한 계엄령] 윤 대통령 탈당 두고 '이견'…친한-친윤으로 양분된 여당


입력 2024.12.04 18:34 수정 2024.12.04 20:06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국민의힘, 의원총회서 '尹 탈당' 의견 일치 못 봐

"탈당하면 곧 탄핵" 반박 커져 "좀 더 논의" 결론

원외선 "탈당 거부하면 윤리위 회부 후 출당해야"

중진들은 "尹 탈당하면 당 찢어져…같이 가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가운데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본회의장 앞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비상계엄해제요구안이 가결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일으킨 '비상계엄령' 후폭풍이 정치권을 덮치면서 국민의힘 내부가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로 더욱 뚜렷하게 양분된 모양새다. 특히 비상계엄령 사태 해법으로 제시된 '윤 대통령 탈당' 여부를 두고 양 계파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갈등이 부각되는 모양새다.


한동훈 대표는 4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에서 첫째 내각 총사퇴, 둘째 국방부 장관 해임 등 책임 있는 사람들에 대한 엄정한 책임 추궁, 셋째 대통령의 탈당 요구 등 세 가지 제안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굉장히 많은 의원들의 난상토론이 있었는데 첫째, 둘째 제안에 대해서는 대체로 모아졌다"며 "셋째 제안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어서 계속 들어보기로 잠정 결론을 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탈당'은 의원총회에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이었다. 비상계엄령을 선포하면서 국민을 혼란스럽게 한 윤 대통령이 탈당으로 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다만 해당 논의는 일부 참석자가 "의원총회에서 다른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고 주장해 최고위에서 의결되진 않았다.


이에 같은 탈당 요구 안건이 의원총회에 올라왔지만 이 역시 친한계와 친윤계 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매듭을 짓지는 못했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현재까지 국민의힘 의원 중 70%가 윤 대통령의 탈당을 반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친한계인 조 의원은 '윤 대통령' 탈당에 찬성하는 쪽이었다. 조 의원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국민의힘의 많은 의원이 어제의 위헌적인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심각성을 잘 못 느끼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여당으로서 국민들에게 책임 있는 말씀을 드려야 하는데 그런 내용이 나오지 못해 개인적으로 마음이 아프고 상당히 실망스러웠다"고 토로했다.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 21인도 이날 성명을 내고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을 탈당해 달라"며 "탈당을 거부한다면 당 지도부는 대통령을 윤리위에 회부하고 출당 조치해달라"고 강조했다.


친한계인 한 의원은 "윤 대통령을 향한 국민들의 분노의 목소리가 전혀 잦아들 기미가 안 보이는 상황에서 이런 것까지 하지 않으면 어떻게 민심을 달랠 수 있나"라며 "최소한이다. 탈당한다고 아예 선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탄핵을 하자고 외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후 국회에서 비상계엄해제요구안이 가결되며 비상계엄령이 해제된 가운데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무거운 표정으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윤 대통령의 탈당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주로 '친윤계'에서 나왔다. 친윤계가 '탈당 반대'를 외친 이유는 탈당이 탄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한 만큼 "탄핵 만큼은 절대 안 된다"는 것이었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한 의원은 "(윤 대통령 탈당 반대는) 상식적인 선에서 생각해야 한다. 윤 대통령을 누가 만들었나. 지금 누구에게만 책임을 묻고 누구에겐 묻지 않을 상황이 아니지 않나"라며 "당장 대통령의 탈당보다도 우리가 수습해야 할 더 많은 문제들이 있는데 그거부터 해결하고 대통령과 충분히 얘기를 한 뒤에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윤계 한 의원은 "결코 가볍게 꺼내선 안 될 이야기다. 윤 대통령이 탈당한다고 그걸로 끝나겠나. 다음은 바로 탄핵"이라며 "만약 탄핵을 하게 되면 우리 입장에서는 잘났든 못났든 대통령이 없는 그냥 제2소수당이 되는 거 아닌가. 그러면 될 것도 더 안 된다"고 토로했다.


탈당으로 촉발될 탄핵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특정 계파가 아닌 의원들에게서도 나왔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었던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탈당 반대'를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겪어본 입장에서 (탄핵은) 정말 신중해야 한다. 우리가 당시에 괜히 '질서있는 퇴진'을 얘기했던 게 아니다"라며 "탈당해서 탄핵까지 가버리면 우리는 필연적으로 찢어지게 된다. 지금이야 의총도 같이 하고, 같이 해법도 논의하는 그림이 있지만 그런 게 다 사라지게 되는데 그러면 전부 다 끝이다"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