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쇼크’ 낙폭 회복…리스크 해소에 상승 전망
정치적 요인은 단기적…글로벌 요인이 방향성 좌우
美 FOMC 결과 ‘주목’…마이크론 실적도 살펴봐야
이번주 국내 증시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한층 해소되며 회복세를 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증권업계는 이번주 코스피지수 밴드로 2400~2550선을 제시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34포인트(0.50%) 오른 2494.46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12월 9~13일) 코스피지수는 2360.18~2500.32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였다. 지난 주말 진행된 윤 대통령의 1차 탄핵안이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부결되면서 정치 리스크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에 코스피는 지난 9일 장중 2360.18까지 내리며 1년 1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처럼 코스피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2차 탄핵안 표결(14일)을 앞두고 여당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가결 가능성이 높아지자 정치적 불확실성이 약화된 영향도 작용했다.
이 같은 영향에 코스피는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하며 비상계엄 사태 이전인 수준(3일 종가 2500.10)을 회복했다.
이후 윤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이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300인 중 찬성 204표로 가결되면서 윤 대통령의 직무가 즉각 정지됐다. 이에 국내 증권사들은 이번 주 국내 증시에 정치 리스크가 보다 완화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우선 NH투자증권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시장에 조기 반영된 만큼 해소 기대감이 점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오는 17~8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중국 경기 부양책 세부내용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주가 영향은 대부분 단기적이었다”며 “중장기적 주가의 방향성은 글로벌 경기 방향성이 좌우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FOMC에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이 나올 경우 증시 하락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11월 소비자심리지수(CPI)가 고용동향지수가 모두 견조한 흐름을 보인 만큼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김 연구원은 “매파적 FOMC와 트럼프 정부의 대외정책 리스크는 증시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내년 1년 집권할 트럼프 정권의 관세 정책 등을 감안하면 미국 통화정책 완화 강도가 시장 기대보다 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성장주의 상승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키움증권 역시 FOMC에 주목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도 금리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등 금리 인하 폭이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내년도 연준의 통화정책 행보를 예상해볼 수 있는 점도표와 연준의 경제 전망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기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나 물가 둔화 추세가 지속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점도표의 상향 조정 여지는 있다”라면서도 “점도표에서 내년도 금리 인하 전망 폭이 시장 예상보다 덜 축소된다면 금리나 달러에 미치는 상승 압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상장 기업들의 실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번 주에는 마이크론(한국시간 기준 19일), 페덱스·나이키(20일) 등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마이크론의 성적이 국내외 반도체 업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TSMC의 실망스러운 월 매출, 알파벳의 양자컴퓨터 및 신형 인공지능(AI) 모델 출시 등과 같은 기업별 실적·이슈에 의해 업종별 순환매가 지속되고 있다”며 “비상계엄 사태 이후 반도체가 업종별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마이크론의 실적이 저가 매수세 유입을 지속할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