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역 동측, 결국 사업 무산…참여의향률 ‘저조’
시행 4년간 사업성과 ‘미미’…이탈 후보지만 30곳,
탄핵 정국에 제도개선도 불투명, 민간 주도도 ‘글쎄’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도심복합사업)의 후보지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국정 혼란 속에서도 주택공급 정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약속하고 있지만, 시장 불확실성이 가중된 만큼 공공주택 추진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약수역, 상봉터미널, 불광근린공원 등 3곳이 도심 공공주택 복합지구로 지정됐다. 각각 1616가구, 1168가구, 2150가구 등 약 5000가구 규모에 이른다.
도심복합사업은 사업성이 부족하거나 주민 갈등 등으로 정비사업 추진이 어려운 노후·저층 주거지를 대상으로 LH 등 공공이 소유권을 넘겨받아 정비사업을 수행하는 사업이다.
신속한 인허가와 용적률 상향 등 인센티브를 통해 속도감 있게 도심지 내 고밀개발이 가능하단 점이 특징이다. 당초 올해 9월 말 일몰될 예정이었으나 예상보다 사업 속도가 더뎌 2026년 12월 말까지 일몰 기한을 연장해 추진 중이다.
이번 지정으로 국토부는 올 한 해 총 1만5000가구 규모의 복합지구를 지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4130가구) 대비 3배 이상 많단 설명이다.
이들 3곳 복합지구 지정과 함께 철회된 사업지도 있다.
국토부는 도심복합사업 후보지의 주민 참여의향률이 50% 이상이면 예정지구 지정 등 후속 절차를 추진하고, 50% 미만이거나 반대 비율이 50%를 넘으면 후보지에서 제외하기로 한 바 있다.
‘미아역 동측’ 후보지는 주민설명회를 통해 구체적 사업계획이 안내된 이후 참여의향률이 50%를 넘지 못하며 사업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전국적으로 한 곳 줄어든 52개 후보지에서 도심복합사업이 추진된다. 철회된 사업지는 미아역 동측을 포함해 총 30곳으로 늘었다.
사업승인이 완료된 곳은 4곳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쌍문역, 연신내역, 방학역 등 3곳은 도심복합사업 추진 후 처음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았으나, 건설사들이 외면하면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공사비 인상 등 입찰 자격을 완화해 재입찰에 나선 결과, 쌍문역과 방학역 두 곳은 두산건설이 관심을 보였고, 연신내역은 여전히 답보상태다.
현재 국회에는 도심복합사업 추진 시 토지주가 아파트를 우선 공급받을 수 있는 취득 시점 기준(토지주 우선공급일)을 조정하고, 우선공급일 이후 거래는 현금 청산하도록 규정한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각종 규제로 재산권 행사가 가로막힌다는 반발이 거세지자 정부가 일부 제도 개선 방안으로 마련한 것이다.
문제는 국회가 탄핵 정국으로 본격 돌입함에 따라 법안 통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단 점이다.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가 열릴 예정이지만,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은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사업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내년 2월부터는 공공이 아닌 민간 주도의 도심복합사업도 시행을 앞두고 있다. 다만 당초 사업성이 낮아 민간 재개발이 힘들었던 곳들을 도심복합사업 후보지로 선정했단 점을 고려하면 만간 참여를 유도하기 어려울 거란 지적이 잇따른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공사비가 워낙 많이 오른 데다 정치적 불안 요인까지 더해지면서 도심복합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일부 사업지에선 국정 불안이 해소되고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때까지 사업을 멈추는 편이 낫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산권 침해 논란도 계속되는 데다 아직 주민 호응을 얻지 못하거나 갈등을 겪는 사업지도 허다해 사업지 이탈은 더 발생할 수 있다”며 “파격적인 제도 개선이나 인센티브 등을 도입하지 않으면 민간 주도로 사업을 이끌고 나가기도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