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전산 입력 실수로 풀려난 성폭행범…길에서 피해자 마주쳐

경찰 "유치장 잘못 표기" 검찰, "불법 구금 우려 있어"

피해자 신변보호 강화하고 전산오류 경위 조사

ⓒ데일리안DB

20대 여성을 감금하고 성폭행을 일삼은 40대 남성이 경찰의 전산입력 실수로 구속됐다가 열흘 만에 풀려나는 일이 발생했다.

울산 동부경찰서는 특수폭행, 유사강간 혐의로 40대 남성 A 씨를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음악동호회에 들어온 20대 여성 B 씨를 상대로 지난 10월부터 2개월 동안 성폭행을 일삼은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B 씨에게 "음악을 가르쳐 주겠다"며 접근한 뒤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했다. A 씨는 자신의 집에 B 씨를 감금하며 성폭행을 일삼으면서도 "신이 시킨 일"이라며 주장했고, 폭행도 일삼았다.

이후 피해여성은 부모의 도움으로 발견돼 빠져 나왔다. 이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 씨를 긴급체포하고 A 씨의 범행을 방조한 아내도 함께 입건했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유치장이 없는 울산동부서가 울산북부서로 유치장을 배정하는 과정에서 시스템을 잘못 설정해 중부서로 처리됐다.

경찰이 뒤늦게 검찰에 수정된 서류를 제출했으나, 검찰은 이를 두고 위법구금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A 씨를 풀어줬다.

특히 경찰의 황당한 실수로 풀려난 A 씨는 피해 여성과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일도 벌어졌다.

울산 경찰은 행정 실수를 범한 동부서를 상대로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