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패럴림픽 AI와 디지털 기술이 만든 장애인 스포츠의 혁신

ⓒAI코칭 배드민턴 경기 영상 랠리별 분석 화면

장애인 배드민턴 국가대표팀을 10년째 이끌고 있는 코치 A씨는 늘 고민에 빠져 있었다.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열정을 다했지만, 장애의 유형이나 정도가 다른 선수들에게 꼭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기에는 일반 선수들이 갖춘 훈련 환경에 비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경기를 분석하려면 하루 종일 영상을 검토해야 했고, 선수들의 체력과 심리 상태를 종합적으로 관리하기에는 도구와 시간이 부족했다.

그러던 중, 장애인 스포츠 분야에서의 AI 기술 도입 소식은 A씨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었다. 특히, AI 코칭 솔루션과 통합훈련관리 플랫폼이라는 도구는 선수들의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맞춤형 전략을 설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스포츠 산업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일으켰다.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 경기 전략 수립 등 과거에는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던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이 결합 되어 훨씬 더 정교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장애인 스포츠 분야에서도 AI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추진하는 ‘부처 협업 기반 AI 확산 사업’을 통한 새로운 접근은 장애인 스포츠 훈련과 관리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을 제시했다.

NIPA는 ㈜심플랫폼이 ㈜알고그랩, ㈜엑스골프와 협업하여 대한장애인체육회와 함께 ‘국가대표 AI 코칭 솔루션 실증’ 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단의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통합훈련관리 플랫폼이 개발되었다.

통합훈련관리 플랫폼은 선수들의 경기 정보, 체력, 심리 상태, 영양 섭취 등 훈련에 필요한 모든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수집하고 관리한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시각화와 분석 기능은 선수 개개인의 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이를 통해 맞춤형 훈련 계획과 전략 수립이 가능해졌다. 특히, 플랫폼은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최적화하여 코칭 스태프가 보다 정교하고 효율적인 훈련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8월 27일부터 9월 8일까지 열린 ‘파리패럴림픽’에서 대한민국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단은 금메달 6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4개로 총 30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종합순위 22위에 올랐다. 이러한 성과는 장애인 스포츠 선수단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과 기술 혁신의 결실로 평가받고 있다.

동영상 데이터를 활용한 AI 코칭 솔루션은 배드민턴 종목에 시범적으로 도입되었다. 핸드폰 카메라와 같은 일반 카메라로 현장 경기 영상 촬영 시 인공지능이 타구 위치ㆍ셔틀콕 도달 지점ㆍ경쟁자 플레이 패턴ㆍ선수 동작 등을 정밀 분석해주는 시스템이다.

이번 사업에서는 8월 29일부터 9월 2일까지 5일간 매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총 34개의 경기를 촬영하여 32개 영상의 경기 분석에 성공하였다.

장애인 배드민턴 국가대표팀은 기존 8시간이 소요되던 경기 영상 분석 시간을 2시간으로 단축하며 약 4배 이상의 효율성을 확보했다. 또한 선수별 누적 데이터를 분석하여 과학적이고 정교한 피드백을 제공하고, 신체 특성에 최적화된 운동 동작과 전략을 제안해 훈련의 질을 한층 높일 수 있었다.

스포츠와 AI의 융합은 장애인 체육의 미래를 더욱 밝게 만들고 있다. 기술 혁신은 선수 개인의 역량을 극대화할 뿐만 아니라, 장애인 체육 전반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새로운 훈련 방법과 데이터 기반 전략이 장애인 스포츠의 새로운 지평을 열며, 선수와 코치 모두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사업의 핵심 관계자인 NIPA 담당자는 “장애인 스포츠 훈련에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였던 ‘표준화된 데이터 부재’ 문제를 해결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며 “데이터 기반 훈련과 AI 코칭 솔루션은 장애인 스포츠의 과학적 접근을 강화하고,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