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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로 건설업계 ‘먹구름’…중견건설사, 내년에도 ‘보릿고개’


입력 2024.12.30 06:12 수정 2024.12.30 06:12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올 들어 27개 업체 부도…지방에 85% 집중

치솟는 공사비, 쌓인 미분양…사업 여건 더 악화

정부 지원에도 각종 규제로 시름…업황 부진 ‘장기화’

대형건설사와 중견건설사의 실적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내년에도 지방을 거점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중견건설사들의 보릿고개가 계속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게티이미지뱅크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


대형건설사와 중견건설사의 실적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내년에도 지방을 거점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중견건설사들의 보릿고개가 계속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30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난 11월 말까지 건설업체가 낸 폐업신고 공고 건수는 총 3208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종합건설사가 낸 폐업신고는 548건, 전문건설사가 낸 폐업신고는 2660건 등이다.


건설업체 폐업신고는 1년 전 3165건 대비 1.36% 증가했다. 종합건설사의 폐업신고는 8.09% 늘었으며 전문건설사는 같은 기간 0.08% 확대됐다.


같은 기준 올해 전국에선 27개 건설업체가 부도났다. 종합건설사 11곳, 전문건설사 16곳 등이다.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 4곳, 지방이 23곳이다. 전체의 85.2%가 지방에 집중된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에선 경기 3곳, 서울 1곳, 지방은 부산이 6곳, 전남 4곳, 경남 3곳, 광주와 경북이 각각 2곳으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 전북지역 건설업체인 제일건설이 부도 처리됐고, 지난달에는 부산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신태양건설이 부도났다.


중견건설사의 업황 부진은 해가 바뀌어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미 원자잿값이 급등한 상황에서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탄핵 정국으로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건설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공사비가 오르면 분양가 부담이 가중돼 매수심리는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대출 규제 강화와 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시장 관망세가 짙어진 가운데 분양가 상승 이슈까지 더해지면 중견건설사들의 사업 여건은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에 쌓인 미분양 해소도 더딘 상태여서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도 녹록지 않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1만8307가구로 한 달 전 1만7262가구 대비 6.1% 증가했다.


지난 2020년 7월(1만8560가구)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대치다. 준공 후 미분양은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지방에 전체의 79.0%인 1만4464가구가 몰려있다.


정부는 장기간 침체일로를 걷는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공공공사비를 급등한 물가 수준에 맞춰 인상하고 민간 사업장에 대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앞으로는 물가변동분을 공사비에 반영할 때 건설공사비지수와 GDP 물가(디플레이터)를 적용하되 물가 급등기에는 두 지수의 평균값을 활용한단 방침이다.


또 공사 원가는 임직원 급여 등 필수 고정비를 적용하는 비율(일반 관리비 요율)을 30년 넘게 5~6%로 고정돼 있던 것을 중소건설사가 주로 참여하는 300억원 미만 공사의 경우 6.5~8.0%로 상향하기로 했다.


민간 부문은 정상 사업장이 PF 보증 규모를 35조원에서 40조원으로 확대하고 부실사업장의 경·공매 자금 등을 대출해 주는 신디케이트론을 기존 1조원에서 2조원으로 늘린다.


업계에선 정부의 이 같은 건설산업 활력 제고 방안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중견 건설사의 자금난을 해소하고 공사비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만들기 위해선 시장 회복 정책을 정부와 국회에서 적극적으로 살펴달라”고 밝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급등으로 인한 부담이 이미 막대한데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의무화나 층간소음 기준 강화 등 져야 할 의무가 많다”며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시장 침체가 계속되는 만큼 어느 정도 속도 조절은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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