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대표단 "아직 수습되지 않은 시신 20여구…시신 확인까지 장례 등 중단"
"세월호 때 처럼 흩어지게 하면 더 강해져…다 모여있으면 목소리 낼 수 있어"
"시신 수습 아직 안 된 분들 있어…야행성 동물 접근 못하도록 순찰 강화하는 중"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들은 30일 시신 수습과 신원 확인이 모두 완료될 때까지 장례 절차를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30일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대표단은 이날 오전 무안공항 2층 대합실에서 대표단 구성 사실을 다른 유가족들에게 알리고 향후 절차에 대해 안내했다.
대표로 나선 박한신 씨는 "돌아가신 분들이 평온하게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
그는 "아직 수습되지 않은 시신이 20여구 정도 된다고 한다"며 "시신이 확인되기 전까지 장례 절차 등 (관련된) 모든 일이 중단된다"고 알렸다.
이어 "우리는 겪어봤다. 세월호 때도 그렇고 우리를 흩어지게 하면 그들의 힘은 강해진다"며 "우리가 다 같이 모여있으면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별적으로 (장례 절차와 관련한) 미팅을 하는 것도 될 수 있으면 멈춰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표는 전날 구조 당국과 함께 시신 수습 현장을 둘러본 상황도 알렸다.
그는 "우리 형제자매들이 어떻게 있는지 보여달라고 요구해 다녀왔다"며 "차가운 곳에 누워있다는데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아 몇몇이 확인하고 왔다"고 말했다.
이어 "시신 수습이 안 된 분들이 계시는데 야행성 동물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순찰을 강화하고 있었다"며 "온전하게 (시신을) 유족들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드리고 왔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각 정당 관계자분이 오셔서 저희를 많이 위로해주셨다"며 "딱 한 정당만 찾아오지 않아 너무 슬프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유가족들은 대표단이 구성되기 전 장례 절차에 대한 다양한 의견도 내놓았다.
한 유족은 "각자 뿔뿔이 흩어지는 것보다 합동 분향소를 만들어 장례도 같이 치러주는 게 좋겠다"며 "무수한 사건·사고의 사후 대책을 보면 모두 합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족은 "집에서 빨리 돌아오길 기다리는 분들이 많다"며 "신원이 확인되면 각자 운구를 하고 싶은 사람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