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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조’ 몸집 커진 ETF…양극화 등 부작용도 ‘속출’


입력 2025.01.06 17:27 수정 2025.01.06 17:34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작년에만 50조원 성장 …상품 수도 늘어

인기 테마 쏠림·좀비 상품 증가 등 우려↑

“과도한 점유율 경쟁 지속…자정 노력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규모가 170조원을 돌파하면서 올해 사상 처음으로 200조 시대 도래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일부 테마 쏠림 현상과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좀비 ETF’ 증가 등 성장의 그늘도 짙어지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ETF 순자산가치 총액은 173조5639억원으로 작년 초(124조4900억원) 대비 49조739억원(39.4%)이나 급증하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상장된 ETF 상품 수 역시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지난 2020년 468개에 불과했던 ETF 종목 수는 지난 2021년 533개, 2022년 666개, 2023년 812개, 2024년 935개로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이달 7일에도 ‘KODEX 미국S&P500데일리커버드콜OTM’, ‘SOL 전고체배터리&실리콘음극재’ 등이 올해 첫 신규 상장 종목으로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ETF 시장이 200조원 시대를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부작용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양적 성장에 비해 시장 내 질적인 부분은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운용사에 낸 상품이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 다른 회사들도 너도나도 비슷한 상품을 내놓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 2023년 신상품 수가 2개에 불과했던 커버드콜 ETF는 지난해에는 무려 13개가 신규 상장됐다. 작년 2월 상장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액티브(H)’가 월 배당 매력 등으로 8개월 만에 1조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동일한 운용 전략을 가진 ETF들이 연이어 시장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특정 테마에 유동성이 쏠리는 동시에 사실상 경쟁력을 상실한 ‘좀비 ETF’가 넘쳐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날 기준 거래량이 1000주 미만인 ETF는 210개로 집계됐다. 전체 ETF의 22.5% 가량이 유동성을 상실한 상품이라는 의미다.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ETF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자본시장법상 ETF는 순자산총액(AUM)이 50억원 미만 3개월 유지되거나 순자산가치(NAV)와 기초지수의 일간 변동률의 상관계수가 0.9 미만인 경우 등에 상장이 폐지될 수 있다.


지난 3일 기준 AUM 50억원 미만으로 상장폐지 요건을 일부 충족한 상품은 72개(7.7%)에 달한다. 불과 3년 전인 2022년 초 18개(3.4%) 대비 크게 늘어난 셈이다. ETF는 상품 특성상 규모가 작고 거래량이 적으면 투자자가 원하는 시점에 팔 수 없고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도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업계에서는 ETF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 내 양극화는 물론 수수료 출혈 경쟁, 계열사 ETF 판매 몰아주기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며 내실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 ETF시장 양극화 원인 중 하나는 운용사 간 과도한 점유율 경쟁과 이로인한 테마형에 치중된 상품 출시 문화로 K-뉴딜 등 한때 투자금이 몰렸던 상품들이 현재는 대부분 상장폐지가 됐거나 상폐 위기에 놓여 있다”며 “ETF 시장이 발전하려면 투자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다양한 상품들이 출시하는 등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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