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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밥’ 신세였던 희귀의약품, 업계 ‘블루오션’으로 부상


입력 2025.01.15 06:00 수정 2025.01.15 06:00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 2028년 395조원 성장 전망

제도적 지원 및 수익성 보장에 R&D 투자 증가

한미약품, GC녹십자 등 굵직한 제약 기업도 참여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희귀의약품 R&D 및 CMO 수주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희귀의약품이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여러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낮은 수요를 우려하며 시장 진출을 꺼렸지만, 최근에는 경쟁자는 적고 수익성은 높은 ‘블루오션’으로 주목 받고 있다.


희귀의약품이란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를 위해 필요성이 크지만 시장성이 낮아 품목 수가 부족한 의약품을 말한다. 국가에 따라 기준에 차이가 있지만 통상 환자 수 기준 한국은 2만명, 미국은 20만명 이하일 경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한다.


15일 제약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희귀의약품 시장 규모는 앞으로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희귀의약품 시장 규모는 1850억달러(약 269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8년에는 약 2700억달러(약 39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2028년 예상 매출 상위 희귀의약품 10종의 매출을 합산하면 570억달러(약 83조원)를 넘는다. 이는 전체 시장 규모의 약 21%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은 글로벌 신약개발 산업동향을 통해 “최근 5년 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희귀의약품 지정률은 50%를 상회했다”며 “특히 지난해 승인된 신약의 60%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을 정도로 관심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희귀의약품의 경우 개발 필요성은 크지만 수익성은 낮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경우 적극적인 연구개발(R&D)을 꺼려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독점권 인정과 같은 제도적 지원 및 높은 인센티브를 바탕으로 굵직한 기업들까지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FDA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국내 기업의 파이프라인은 2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한미약품과 GC녹십자가 공동으로 연구하는 파브리병 신약 ‘LA-GLA’가 있다. 한미약품은 식약처로부터 ‘LA-GLA’ 임상 1, 2상 시험 계획서를 승인 받았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파브리병은 리소좀 축적질환(LSD)의 일종으로 처리되지 못한 당 지질이 체내에 계속 축적되는 희귀질환이다. 세포 독성 및 염증으로 인해 심하면 장기가 손상돼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미국 FDA는 지난해 8월 ‘LA-GLA’를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하고 임상 1, 2상 진입을 위한 시험 계획서를 승인했다. 한미약품은 “FDA로부터 시험 계획서를 승인 받은데 이어 이번 식약처 승인으로 다국가 임상 개발이 속도감 있게 추친될 것”이라며 “기존 파브리병 치료제의 한계점을 개선해 효과의 지속성 및 안전성 측면에서 환자들의 고통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바이오 기업들 또한 위탁생산(CMO) 형태로 희귀의약품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글로벌 제약사 테바 파마슈티컬 인더스트리와 희귀질환치료제 ‘에피스클리’의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상업화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에피스클리는 미국 알렉시온이 개발한 희귀의약품 ‘솔리리스’의 바이오시밀러(복제약)다.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과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 치료 효과가 있다. 계약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에피스클리 개발사로서 제품의 생산 및 공급을 담당하고, 테바는 미국 내 마케팅 및 영업 활동을 맡는다는 계획이다.


그 밖에도 일동제약그룹의 아이리드비엠에스가 개발 중인 분자 접착제가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보령의 혈액암 신약후보물질 ‘BR-101801’도 지난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


국내 제약 업계 관계자는 “희귀의약품의 경우 임상 단계에서 많은 시험 대상자를 요구하지 않을 뿐더러 FDA 허가를 받기에도 수월하다”며 “예전과 달리 많은 국가에서 희귀의약품 시장 독점권을 부여하고 있어 한 번 개발을 완료하면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된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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