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협회, 신년 기자 간담회 개최
트럼프 2기 맞이해 산업계 불확실성 커져
R&A 및 AI 역량 강화에 정부 차원의 지원 필요
“2기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의해 제약 바이오 시장이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가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을 하고 긴밀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21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신년 간담회를 개최하고 “도전과 불확실성의 시기, 미국 트럼프 2기 출범과 맞물린 자국 산업 보호주의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조 심화 등 국제 통상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연홍 회장은 이어 “한국 제약 바이오 산업은 지난해 대내외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저력을 발휘하며 많은 성과를 냈다”며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 우리는 세계 3위의 신약 파이프라인 보유국으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의약품 시장은 1조6070억달러로 2022년 대비 8.2% 증가했다.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5649억달러로 전년 대비 18.3% 증가, 전체 시장의 39%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글로벌 파이프라인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3.7%로 미국과 중국, 영국의 뒤를 이었다.
국내 의약품 시장은 사상 첫 30조원을 돌파했다. 2023년 기준 국내 의약품 시장은 31조4513억원으로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4조7503억원으로 전년 대비 8.1% 감소했다. 반면 국내 상장된 기업의 R&D 투자비는 4조7124억원으로 전년 대비 7.4% 늘어났다. 국내 개발 신약 또한 2019년 30개에서 2023년 36개, 2024년 38개로 늘어났다.
노연홍 회장은 “지난해 성과로 결과를 나타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그 결과 국내 개발 신약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잇달아 승인을 받았으며, 기업들은 현지 공장 인수와 글로벌 파트너십 체결 등 해외 시장 공략을 가속화했다”고 말했다.
노연홍 회장이 꼽은 지난해 성과로는 ▲신약 혁신 가치를 반영하는 약가 우대 및 환급 제도(이중가격제) 마련 ▲혁신형 제약 기업 인증 기준 개선 추진 ▲국산 원료 사용 필수 의약품에 대한 약가 가산 ▲감염병 등 사용량 급증 약제의 사용량 약가 경동 적용시 환급제 도입 등이 있다.
노연홍 회장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해마다 정부와 기업의 중간 가교 역할을 하며, 산업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며 4가지 정책 제안을 공개했다. ▲정부 R&D 지원 확대 ▲AI 신약 개발과 빅데이터 등 디지털 혁신 생태계 조성 ▲안정적인 투자 유인을 위한 예측 가능한 정책 ▲의약품 수출 확대를 위한 정책적, 제도적 지원책 등이 그것이다.
대내외적으로 맞이하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는 필수 의약품 범주와 공급망 개편을 꼽았다. 노연홍 회장은 “필수 의약품의 정의도 우리나라와 미국 WHO(세계보건기구)가 다르다”며 “실질적으로 현재는 원료 의약품을 만드는 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 없는 상태로, 올해는 필수 의약품의 범주를 국민 생활 불편이 없는 것 위주로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공급망 개편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트럼프 집권으로 원료 의약품의 공급망 문제가 상당히 중요해졌으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중국과 비교해 미국 진출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어느 정도 우리 기업이 자생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협회나 정부 차원의 부수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기술과 용기를 가지고 있는 바이오 벤처 기업들이 중견 제약사와 연계해 생태계가 형성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80주년을 맞아 새로운 엠블럼과 슬로건을 공개했다. ‘K-Pharma, 대한민국의 건강한 미래’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 선도국으로 도약하고, 글로벌 성과 증대, 국민 건강 안전망을 꾀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