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 맥주시장 규제 풀었더니…“1캔당 최대 825원 인하 효과”

맥주 브랜드 81→318개로 증가

수제맥주 가격도 하향 안정세로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산토리 맥주를 구입하고 있다. ⓒ뉴시스

국내 맥주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하는 각종 규제를 철폐하자 수제맥주 1개당 가격이 최대 825원이 인하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공정거래위원회가 21일 밝혔다.

이에 공항 출국 면세점 주류 판매사업의 독점사업권 폐지에 따라 가격 인상이 축소되고, 각종 할인 행사도 늘어나는 등 소비자 후생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공정위는 21일 이같은 내용의 ‘경쟁제한적 규제개선 효과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맥주시장의 규제 개선 효과 분석 결과 국내 맥주 제조사는 2019년 33개에서 2023년 81개로 2배 이상 늘어났다.

매출기준 시장점유율로는 2022년 국산 수제맥주 점유율은 2019년 0.2%에서 2022년 2.8%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수입맥주 점유율이 높은 대형마트와 편의점 캔맥주 시장에서 수제맥주의 비중은 2019년 0.18%에서 2022년 5.3%로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전체 맥주 브랜드는 캔맥주 브랜드 증가에 따라 2019년 81개에서 2023년 318개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주세제도 개편, 경쟁 확대 등의 효과로 가격이 하향 안정되는 효과도 나타났다고 공정위는 분석했다.

A 수제맥주의 경우 2019년 1분기 3524원에서 2020년 1분기 2767원으로 떨어졌다가 2023년 1분기 2854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맥주시장은 공정위가 2016년 시장 분석을 통해 경쟁을 제한하는 각종 규제 개선안을 발굴하고 기획재정부·국세청 등의 노력이 더해져서 개선이 이뤄진 분야다.

2018년부터 수제맥주를 주로 생산하는 중소규모 업체의 생산 시설 규제 완화, 소매점 판매 허용, 국세청장 주류가격 명령제 폐지, 주세 부과 부담 완화 등 조치를 했다.

공정위는 규제개선 전후 변화가 가장 큰 캔맥주 시장을 분리해 정량적으로 분석해보니 소비자 후생 개선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캔맥주 시장에서 수제맥주 회사가 모두 철수해 선택권이 제약되는 상황을 가정한 뒤 감소하는 소비자 후생 수준을 금액(500㎖ 캔맥주 1캔당 기준)으로 환산한 결과, 2019년 135원에서 2023년 825원으로 점차 늘어났다.

수제맥주 회사가 모두 업계 1위인 오비맥주와 합병되는 상황을 가정한 결과 2023년 기준 수제맥주 가격이 1㎖당 3.59% 상승하는 같은 맥락의 결과가 나왔다.

공정위는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주류 판매업에 2015년부터 복수업체가 선정된 정책 효과도 분석했다. 공정위가 2012년 독점사업권 폐지를 권고한 결과다.

2015년까지는 1개 업체가 선정됐고, 이후부터는 총 5개 업체가 면세점에서 주류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가격 인상 빈도와 인상률이 모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을 전후로 한 3개년을 비교한 결과, 개선 전에는 총 38회 가격 인상이 있었지만, 이후에는 18회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평균 가격 인상률 또한 9.4%에서 3.8%로 절반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할인행사도 개선 전 연평균 18건에 불과했지만, 복수 업체 선정 이후에는 경쟁이 확대돼 연 46건으로 늘어났다.

기존 업체에서 판매하지 않았던 브랜드나 제품을 경쟁 업체에서 취급하게 되면서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된 효과도 있었다.

심재식 공정위 시장구조개선정책과장은 “이번 규제 개선 효과의 분석은 그간 공정위가 추진해 온 경쟁제한 규제의 개선 이후 실제 시장에 나타난 효과를 실증 분석을 통해 살펴본 첫 번째 사례”라며 “특히 실제 판매자료를 확보해 그 효과를 정량적으로 도출한 데 그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