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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과 ‘선동’의 경계에 선 연예인 [기자수첩-연예]


입력 2025.02.02 07:00 수정 2025.02.02 10:51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구속되기까지의 과정에서 국론 분열 양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구속되자 극렬 지지자들은 공권력을 무력화하며 법원을 폭력적으로 점거하는 ‘폭동’ 사태까지 일으켰고,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부정선거 의혹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와중에 일부 사회적 영향력이 큰 스타들의 발언은 어느 때보다 더 큰 파장을 일으킨다. 일각에서 ‘연예인들도 목소리를 내 달라’는 요구를 해왔던 것 역시 그들의 목소리가 가지는 영향력 때문이다. 문제는 그들의 목소리가 ‘소신’있는 외침으로 존중받을 수 있지만, 자칫 이 목소리가 ‘선동의 도구’로 변질 될 위험성 또한 내포하고 있다.


후자의 사례론 가수 김흥국이 대표적 스타로 거론된다. 김흥국은 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일으킨 이들에 대해 “그분들이 열불이 나서…” “자유 민주주의 자기 표현”이라고 답했다. 이는 ‘폭동’을 정당화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며 대중의 뭇매를 맞았다. 더욱이 김흥국과 같은 유명 인사의 발언은 대중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의 한 마디는 단순한 의견 표출을 넘어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는 위험한 불씨가 될 수 있다.


성우 겸 유튜버 쓰복만의 선관위 발언 역시 마찬가지다. 쓰복만은 최근 자신의 SNS에 “선관위는 투명해야 합니다”라는 게시물을 올리면서 ‘부정선거론’을 주장한 전한길이 유튜브에 공개한 ‘2030세대와 국민들께 드리는 호소문’ 영상도 함께 공유했다. 영상에서 전한길은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을 두둔하고 선관위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했다. 특히 서부지법 폭동 사태에 대해선 “용기 있는 청년들 덕분에 눈물 났다. 부디 선처를 베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서부지법 폭동을 ‘용기 있는 청년들’의 행동으로 옹호하고, 근거 없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며 사회적 불신을 조장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김흥국과 마찬가지로 쓰복만, 전한길과 같이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스타 강사의 발언 역시 빠르게 확산돼 대중의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욱 책임감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


이처럼 스타들의 발언은 양날의 검과 같다. 자신의 영향력을 긍정적으로 활용한다면 사회적 문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건전한 토론 문화를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지만, 책임감 없이 내뱉는 말 한마디는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키고, 극단적인 갈등을 유발하는 위험한 선동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와 같이 분열과 대립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선 더욱 신중한 언행이 필요하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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