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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3조 클럽' 재진입에도 더 절박해진 '비은행 강화'


입력 2025.02.11 07:11 수정 2025.02.11 07:11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지난해 3조860억원 순익 "은행이 다 벌었다"

비은행 강화 숙제, 동양·ABL생명에 역량 집중

이복현 "보험사 인수, 부당대출 제재와 구분"

우리금융지주 및 우리은행 사옥 전경. ⓒ 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가 지난해 3조원이 웃도는 연간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3조원 클럽'에 재진입했다. 통상 금리 하락기엔 은행의 수익성이 나빠지지만,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그러나 전체 당기순이익 비중 98%대의 높은 은행 의존도를 보이며 '비은행' 부재를 더 실감했다.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보험 인수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이유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해 3조860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3.1% 증가했으며, 역대 기준으로는 2022년(3조1417억원)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자이익은 8조8863억원으로 1년새 1.6% 증가했다.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기업대출 부문을 9.0% 증가시킨 결과다. 비이자이익도 1조5541억원으로 같은 기간 41.9% 급증했다. 은행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등 비은행부문의 다각적인 영업 확대에 힘입어 수수료 이익이 늘어난 덕택이다.


자산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57%로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 NPL커버리지비율도 153.0%로 업계 최고 수준의 리스크관리 능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주주환원 지표인 그룹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우려와 달리 연말 기준 12.08%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0.09%포인트(p) 개선됐다. 환율 상승 영향에서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에 집중한 결과다. 4대 금융 가운데 CET1 비율이 개선된 곳은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금융당국 권고치인 12%도 넘겨섰다.


다만, 우리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는 여전한 숙제로 남았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순익은 3조394억원으로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8.5%대로 집계됐다. KB금융 64%, 신한금융 81.8%, 하나금융 89.8%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수준이다.


우리카드(1472억원)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2.6% 증가하고, 우리투자증권이 540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으나 실적 기여도는 미미했다. 본격 금리인하기인 올해는 은행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불가피해 대출자산 성장세가 정체될 전망이다. 은행 이자이익만으로는 더 이상 금융지주 전체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이같은 이유로 우리금융은 동양·ABL 생명 인수에 사활을 걸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동양·ABL생명을 총 1조5493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1월에는금융위원회에 자회사 편입 승인을 신청했다.


현재 우리금융은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보험사를 보유하지 않았고, 카드사도 영향력이 낮은 편이다. 비은행 강화 일환으로 추진중인 보험사 인수는 임종룡 우리금융회장의 숙원 과제다.


이성욱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부사장)는 지난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보험사 인수에 성공하면 은행 의존도는 90%대에서 80%로 낮아져 수익 포트폴리오가 개선되고 기업가치가 제고될 것"이라며 "위험가중치는 250% 적용하고 염가매수차익으로 상쇄되면 자본비율 차이도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금융당국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 정기검사에서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관련 추가 부당대출을 비롯해 총 2334억원의 부당대출을 적발하며, 적신호가 켜졌다. 금감원은 정기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매기게 되는데, 1~5 등급 중 3등급 이하가 나오면 보험사 인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인수 승인 여부는 최종 금융위원회가 결정한다. 금융위는 금융사가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 이하를 받은 경우 주요 자회사 편입을 불허할 수 있다. 해당 금융사에 자본금 증액과 부실자산 정리 등을 요구하고, 이에 따라 요건이 충족됐을 때에만 인수를 승인하는 방식이다.


기존 우리금융의 평가 등급은 2등급으로 자회사 인수에 문제가 없지만, 금감원은 이번 정기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등급을 산출해 심사를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통상 6개월 이상 걸리던 과정을 단축하기 위해 검사 담당자 약 30여명을 경영실태평가에 투입한 상황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우리금융에서 금융사고가 잦았던 만큼, 이번 부당대출도 매우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 다만 부당대출 적발 제재와 인허가 기준은 별개로 보겠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 원장은 이날 열린 '2025년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서 "본건처럼 민감도가 높은 건 가급적 기한 안에 마무리해야 한다"며 "제재 절차는 별도로 분리해 도출하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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