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픽스와 기준금리 인하에
변동금리 유리할 수 있지만
경제적 불확실성 우려 여전
대출 변동금리가 본격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고정금리 대출 수요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4개월 연속 하락한 데 이어, 다음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변동금리로 갈아타는게 유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경제적 불확실성이 큰 만큼, 시간을 두고 유리한 결정을 해야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 18일부터 코픽스에 연동되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0.14%포인트(p)씩 하향 조정했다.
국민은행의 신규코픽스 변동금리(6개월)는 4.46~5.86%로 기존보다 금리 상·하단이 각각 0.14%p씩 떨어졌고, 신잔액코픽스 변동금리는 4.65~6.05%로 0.06%p씩 낮아졌다. 우리은행 역시 신규코픽스 변동금리(6개월)와 신잔액코픽스 변동금리가 4.74~5.94%와 4.78~5.98%로, 각각0.14%p씩 떨어졌다.
이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4개월 연속 내린 탓이다. 지난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작년 12월보다 0.14%p 낮은 3.08%를 기록했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3.47%에서 3.42%로 0.05%p 떨어졌다. 코픽스란 시중은행 등 정보 제공 은행들의 자금조달금리를 가중평균해 산출한 자금조달비용지수로, 은행권의 대출금리 산정의 기반이 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미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은 소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에서 한동안 변동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나오자 조금이라도 유리한 결정을 하기 위해서다.
은행들은 지난해 말부터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가산금리를 상향 조정했는데, 인위적으로 올린 측면이 있는 만큼 앞으로도 더 인하될 여력이 큰 상황이다.
실제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속속 낮추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달 들어 주기형·혼합형의 비대면 주담대 상품의 금리를 0.1%p 내렸고, 우리은행은 오는 21일부터 주담대 우대금리 최대치를 기존 연 1.2%p에서 1.5%p로 조정한다. 농협은행 역시 비대면 주담대 금리를 최대 0.6% 내렸다.
여기에 더해 다음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아직 환율 변동성 우려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다소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고,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경기 하방 압력 또한 확대됐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한 후 지난 1월엔 연 3.00% 수준에서 금리를 동결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시간을 두고 유리한 결정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본격적으로 금리 인하기에 들어섰지만, 변동금리는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는 만큼 향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 기준금리뿐 아니라 시장금리까지 휘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오는 7월 시행 예정인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도입 여부가 관건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DSR 3단계가 도입되면 현재보다 대출 한도가 줄어들어, 향후 고정금리나 변동금리 중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갈아타려 할 때 조건에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기에 들어서면서 소비자들이 더 유리한 조건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한 모습"이라며 "경제적 불확실성이 큰 만큼 각 상황에 따라 따져보고 결정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