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로봇', SF 액션 블록버스터 애니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다양한 장르 실험이 눈에 띄고 있다. 과거에는 가족용,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이 주를 이루었지만, 이제는 오컬트, SF, 공포, 뮤지컬 등 관객층을 넓힌 장르적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달 21일 개봉한 '퇴마록'은 이우혁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이 오컬트 장르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향후 시리즈까지 예고된 상황으로 애니메이션 프랜차이즈화까지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이 작품은 원작이 가진 무협, 엑소시즘, 종교, 신화, 전설 등의 방대한 세계관을 애니메이션으로 완벽히 구현해 호평을 얻으며 38만 관객을 돌파했다. 현재 개봉 3주차가 지났지만 '미키 17'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를 유지 중이다.
'퇴마록'에 이어 출격하는 애니메이션은 이대희 감독의 신작 '미스터 로봇'이다. '미스터 로봇'은 SF 장르와 액션 블록버스터를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한 작품이다. 최신 '언리얼 엔진' 기법을 활용한 풀 3D 영상으로 실사 영화와 같은 고퀄리티 로봇 액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작품은 게임 영상처럼 실시간으로 렌더링되는 독특한 비주얼과 '존 윅', '조커' 같은 묵직한 액션 연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기술적 발전을 보여주는 동시에, 액션 장르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안재훈 감독은 '무녀도'를 통해 뮤지컬 장르에, 조경훈 감독은 '기기괴괴 성형수'를 통해 공포 장르에 도전하며 각자의 작품으로 애니메이션에 변주를 주며 좋은 성과를 얻었다. '무녀도'는 안시국제애니메이션, '기기괴괴 성형수'는 시체스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돼 다양한 장르적 접근을 통한 콘텐츠의 확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같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장르 실험은 긍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시도만으로도 업계는 반기는 분위기다. 성인 관객층의 유입으로 애니메이션 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고, 다양한 장르적 시도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애니메이션의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또한 실시간 렌더링, 언리얼 엔진 활용 등 새로운 기술적 도전을 통해 제작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뮤지컬, 공포, 액션 등 장르 확장은 다양한 관객층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퇴마록'은 단순히 상업적 성과를 넘어 애니메이션이 다룰 수 있는 서사와 장르적 깊이를 넓힌 작품이다. 기존의 애니메이션에서는 보기 드문 오컬트 장르를 통해 한국 콘텐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다양한 시도가 계속 이어진다면, 글로벌 무대에서도 한국 애니메이션이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