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에서 차까지" 각종 라인업... 'IoT 기반 연결' 강조
MWC에서도 '중국색' 싹 뺀 세련된 브랜드 이미지 선봬
보편화 된 '스마트 라이프' 경험 제공해 브랜드 가치 제고
프리미엄 시장에도 진출하며 '중국산' 편견 지우려는 의도
'대륙의 실수'로 불리는 샤오미가 스마트폰부터 시작해 웨어러블 기기, 가전, 조명, 전기차 등 각종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뛰어난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걸다가 최근엔 프리미엄 시장까지 진출하며 다양한 라인업을 내세우고 있다. 그중에서도 '스마트홈' 기기 관련에 유독 공을 들이는 모습이 도드라지는데, 이는 브랜드 가치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샤오미는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샤오미 15 시리즈와 전기차, 그리고 AIoT(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결합) 기반의 제품을 선보이며 궁극적으로는 '스마트홈' 경험 제공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간 저가 시장과 내수 시장에 전념하던 것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을 꾀하는 전략으로 읽힌다.
샤오미는 한국 법인 '샤오미테크놀로지코리아'를 설립한 상태다. 스마트폰은 물론 TV와 가전제품까지 대거 선보였다. '미 스토어'라는 한국 모바일 앱도 출시했다. 공식 앱 국내 론칭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스토어'는 샤오미의 주요 제품 정보 제공은 물론 소비자 구매를 지원하는 쇼핑 앱이다. 이는 유통 판로를 확장하는 차원이다.
그간 내수 시장에 집중해왔던 샤오미는 이처럼 한국 판로 확장과 더불어 글로벌 시장 전반에 걸친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힘 쓰고 있다. 자사가 스마트 조명, 공기청정기, 로봇 청소기, 가전 등 다양한 제품을 내놓는 만큼 하나의 앱으로 이를 통합 관리하는 스마트 가전과 IoT(사물인터넷) 기반의 연결된 생태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샤오미는 올해 초 한국법인 설립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연결 생태계를 보여주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또 지난 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폐막한 MWC 2025 현장에 꾸린 부스에서도 이같은 기조는 고스란히 드러났다. 모바일과 웨어러블 기기, 홈 CCTV, 로봇청소기, 주방 가전, 전기차 등 모든 것을 스마트폰과 연동해 하나로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인 것이다.
스마트홈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아마존, 구글이 가장 크게 선점하고 있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프리미엄 가전 제품을 기반으로 스마트홈, 즉 '스마트 라이프' 경험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은 스마트싱스로 다양한 기기들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어두고 있고, LG전자는 '씽큐' 플랫폼을 강조하고 있다.
샤오미도 여러가지 IT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사이기에, 여러 글로벌 기업 중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주력 경쟁자로 선정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샤오미는'Mi home' 이란 앱을 중심으로 스마트 보안 카메라, 스마트 조명 등 삼성·LG보다 더 넓은 범위의 연결 생태계에 집중한다는 점이 강점이다.
선보이는 라인업이 워낙 다양한만큼, 특정 제품에 치중한 것이 아니라 '통합 사물인터넷 생태계 구현'을 표한 것이다. 개별 제품 제조의 퀄리티를 넘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 그리고 중저가 뿐 아니라 프리미엄 라인의 제품도 선보이면서 모든 소비자층을 타겟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눈길을 더 끌었던 점은 다른 중국 업체들과 달리 '중국 색채'를 싹 지웠다는 점이다. MWC 현장에 차려진 화웨이, 아너, 차이나 모바일 등의 부스와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이는 그간 '중국산'에 대한 편견을 지우고 유럽, 미국 시장을 포함한 보편적이고 현대적 브랜드로 인식되기 위한 차원인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다만 그럼에도 이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기반으로 한 '테크 굴기'의 한 측면이라는 점에서 향후 삼성전자와 LG전자와 같은 기존의 주류 플레이어들에게 위협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한국의 국회 격) 개막식에 참석하면서 "제조업은 중국의 근본이자 강국의 기초로 샤오미는 중국 제조업 발전의 건설자이자 수혜자로서 과학·기술 혁신과 첨단화의 길을 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샤오미의 글로벌 행보는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한 시장에서는 중국 브랜드에 대한 불신과 규제가 존재할 수 있기에 이러한 부정적 색채를 지우는 것은 기술과 혁신을 기반으로 한 새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전략의 일환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전자, 애플, 구글, LG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국적에 구애받지 않는 이미지가 중요한데 이를 적극 반영한 듯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