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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라는 '섬' [기자수첩-유통]


입력 2025.03.13 07:00 수정 2025.03.13 11:25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건설·유통 등 경제 전반 위기설 ↑

대두되는 위기설 속 정치권 역할 부재

'탄핵' 깃발이 흔들리고 있는 국회의사당 앞.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난 4년여간 정치부 기자로서 국회라는 공간을 출입하며 느낀 감정은 일종의 '분노'였다. 4년여간 정쟁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졌고, 정치는 민심과는 동떨어진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갔다. 결국 정치적 대립의 끝판왕 '계엄'이라는 이슈를 마지막으로 정치부 기자로서의 시간을 마무리했다.


혼란한 정국을 뒤로한 채 유통부로 부서 이동을 한 지 17일째다. 17일 동안 "소비자가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기업들의 호소가 매일 같이 이어졌다. 여의도 국회라는 공간을 떠나 직접 마주한 민생은 생각보다 더욱 심각했다.


경제계에서는 '4월 위기설'이 대두되고 있다. 이 '위기설'의 시작은 건설·부동산이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58위의 신동아건설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데 이어 대저건설(103위), 삼부토건(71위),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등 제법 이름이 알려진 100위권 내 중견 건설사들이 연이어 '법정관리 신청 리스트'에 올랐다.


유통업체인 홈플러스도 기름을 부었다. 홈플러스의 갑작스러운 기업회생 신청에 위기설은 건설업에서 경제 전반으로 확산됐다. 이 같은 사례로 인해 투자심리와 함께 유동성 공급이 위축되면 결국 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한국 경제의 위기는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25년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월 국내 생산과 소비, 투자가 전달 대비 모두 감소하는 이른바 '트리플 감소'가 나타났다. 생산은 2.7%·소비 0.6%·투자는 14.2% 감소했다.


이처럼 우리 국민과 기업들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여의도 정치권은 우리의 삶은 외면한 채 극한의 대립 속에서 정쟁만 일삼고 있다. 여의도라는 섬에 갇혀 '민생'이라는 본질은 잊은 채 극한의 대립만 일삼고 있다.


고조되는 경제 위기 우려 속에서도 '헌재', '계엄', '사법리스크' 등의 논쟁으로 본인들의 안위 지키기에만 골몰하는 여의도 정치권을 보며 답답함은 더욱 커진다.


'소는 누가 키우나'라는 옛 유행어가 떠오른다. 이 상황에서 위기가 닥친다면 누가 우리 국민과 기업을 지킬 수 있을까. 대한민국 경제의 컨트롤타워가 돼야 할 정치권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우리 정치권은 언제 제대로 소를 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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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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