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부스덕트 부품 놓고 LS전선-대한전선 2심 판결 예고
급격하게 커지는 시장 속 특허권·시장 점유율 두고 공방
호반그룹, LS전선 모기업 ㈜LS 지분 매입하는 상황도 주목
특허권과 시장 점유율을 놓고 국내 전선업계 투톱을 나란히 하는 LS전선과 대한전선의 갈등 배경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특히 양사의 특허 침해 소송이 약 6년 만에 2심 판결을 앞둔 상태임과 동시에 최근 전력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소송 판결은 향후 이들의 시장 주도권을 가늠케한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모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특허법원 제24부는 항소심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당초 예정일은 지난 19일이었으나 재판부사정으로 선고 기일이 늦춰졌다. 해당 소송은 지난 2019년 LS전선이 대한전선을 상대로 부스덕트용 조인트 키트제품이 자사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소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부스덕트는 건축물에 전기 에너지를 전달하는 배전 수단이고, 조인트 키트는 개별 버스덕트를 연결해 전류 흐름을 유지하는 부품이다. 2022년 1심 재판부는 LS전선에 일부 승소 판결을 냈는데 양측 모두 불복해 2심을 진행 중에 있다. 또 소송 건과 별개로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공장 설계 노하우가 가운종합건축사무소를 통해 대한전선에 유출됐다는 의혹이 있어 현재 경찰 수사도 진행 중이다.
주도권 가르는 매개체 될 '특허 침해 다툼'
이번 소송은 표면적으로는 부스덕트라는 특정 부품의 특허 침해 여부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지만, 사실은 LS전선과 대한전선 간의 주도권 경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최근 해저케이블을 둘러싼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양사 간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탓이다. 특히 지난 10년 간 LS전선이 국내 업계 1위를 유지해왔으나 대한전선이 호반에 인수된 후 빠르게 추격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최근 대한전선의 모회사인 호반그룹이 ㈜LS 지분 매입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호반 그룹은 국내 한 증권사를 통해 지분율 3% 미만의 소수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LS전선은 비상장사로 모회사인 ㈜LS가 지분 92.26%를 보유 중이다. 이런 가운데 호반그룹이 LS의 지분을 매입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과 추측이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전선 시장은 다양한 업체들이 있지만 사실상 대부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LS전선과 대한전선이다. 특히 전선 산업의 경우 대규모 프로젝트와 수주 계약이 많아 시장 점유율이 굉장히 중요한 업종으로 분류된다. 그 와중 특허권은 자사의 기술 우위를 지키는 중요 자산이기 때문에 이번 특허권 분쟁은 양사의 치열한 기술력 및 시장 지배력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LS전선은 지난 2008년 강원도 동해에 국내 최초 해저케이블 공장을 설립했다. 올 상반기에는 약 1조원을 들여 미국 버지니아주에도 해저케이블 공장 착공에 들어간다. 대한전선은 충남 당진에 해저케이블 1공장을 건설했다. 또 2027년까지 2공장 준공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저케이블 시장에서는 아직 LS전선이 앞서있는 형국이다. LS전선은 이탈리아의 프리즈미안(Prysmian), 프랑스의 넥상스(Nexans) 등이 과점했던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에 국내 최초로 진입한 바 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이려는 유럽의 해상풍력 발전 증가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으로 북미 해상풍력 산업이 성장하면서 해저케이블 수요는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해저케이블 포설의 경우 해저 지반을 뚫고 케이블을 포설하는 공정이 필수적이다. 아울러 장기간 바다 속에 존재하기에 주기적 점검과 유지보수가 필요한 상당한 고난도 사업으로 꼽힌다.
특히 이는 전력, 통신, 인터넷 등을 해저를 통해 연결하는 중요한 인프라로, 다양한 산업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의 규모는 2023년 약 15억 달러에서 시작해, 2028년까지 약 23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5G, AI, 클라우드 컴퓨팅 등 고속 데이터 전송을 요구하는 기술 발전이 해저광케이블의 수요를 더욱 촉진하는 매개체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