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경, 최근까지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관련 오세훈 직접 개입 주장
11일 검찰 조사서 '당 통해 오 시장 도왔다'며 간접 개입으로 주장 변화
오세훈 측 "객관적 증거 뒷받침되지 않는 주장의 신뢰성 심각한 의문"
"명태균 주장도 오락가락…회유나 압박으로 진술 오염됐을 가능성 있어"
검찰이 '정치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수사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가운데 수사를 거듭할수록 명태균 측의 주장이 일관성을 잃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공익제보자 보호 1호로 지정한 강혜경씨의 주장이 변화하면서 정치적 이해관계나 개인적 이익에 따른 진술 변화가 아니냐는 의문도 나오고 있다.
14일 데일리안 취재를 종합하면 강씨는 지난해 10월 15일 민주당 공익제보자 보호 1호로 지정됐다. 이후 강씨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지난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과 관련해 오세훈 캠프의 직접 개입 가능성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당을 통해 오 시장을 도왔다'라고 밝히며 주장을 돌연 변경했다.
◇"오세훈 캠프에 직접 전달했다"에서…"당 통해 전달했다"로 진술 번복
실제로 강씨는 지난해 11월 뉴스타파 인터뷰에서 "여론조사 의뢰자에게 로데이터(Raw Data)를 함께 제공하는 게 명태균의 비즈니스 전략", "명태균이 오세훈 측에 주려고 로데이터 파일을 만들라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데이터란 ARS 여론조사에 응답한 사람의 전화번호와 성별 및 지역, 후보와 정당 지지 성향 등을 종합한 정보로 여론조사 결과를 만드는 원본 데이터라고 할 수 있다.
이어 "오 시장의 후원자로 알려진 김한정씨가 여론조사 비용으로 3300만원을 입금했다", "김한정씨가 오세훈 대선 프로젝트로 여론조사 업체를 설립했다" 등의 주장을 늘어놨다.
같은 해 12월에는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론조사 결과 PDF 파일을) 오 시장한테도 직접 명씨가 전달한 걸로 알고 있고, 직접 실물보다는 카톡이나 이런 내용으로 전달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줄곧 오 시장에게 여론조사 파일을 직접 전달했다고 주장해 온 강씨는 지난 11일 검찰 조사에서 "비조작·비공표 여론조사 결과가 명씨를 통해 당시 여의도연구원장이었던 지상욱 전 의원에게 전달됐다"(3월12일 중앙일보 보도)고 말하며 주장을 변경했다. 여론조사 결과를 당에 전달해 후보 경선 룰 변경이나 여론조사 문항 등을 변경해 오 시장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다는 식의 새로운 프레임을 내세운 것이다.
◇오세훈 측 "물증 없으니 증명 어려운 심증 제기로 방향 바꿔"
강씨의 이런 입장 변화에 오 시장 측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직접적인 증거(물증)가 없는 초기 주장이 무너지자 검증이 더 어려운 간접적 연관성(주장)으로 의혹을 흐리려는 시도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는 초기 주장을 입증하지 못하고 허위성이 드러나자 논리를 변경한 것으로 직접적 관련성에서 간접적 관련성으로 프레임을 교묘히 전환하는 전략으로 보인다"며 "이런 진술 변화는 정치적 이해관계나 개인적 이익에 따른 것으로 보이며, 객관적 증거가 뒷받침되지 않는 일방적 주장의 신뢰성에 심각한 의문이 든다"고 주장했다.
앞서 오 시장 측은 구속 전후로 오락가락하는 명씨 진술의 신빙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종현 서울시 민생소통특보는 지난 12일 "명씨는 지난해 10월5일 진행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오 시장을 서울시장으로) 만들라고 했다. 오세훈은 본인이 왜 시장이 됐는지 모른다'고 주장했다"며 "명씨가 구속 수감된 이후 연일 인터뷰했던 '오세훈은 모른다'는 '오 시장이 전화 와서 나경원이 이기는 결과가 나왔다, (내가) 이기는 방법을 알려달라, 나경원을 이기는 조사가 필요하다(2월16일 한겨레 보도)'라고 돌변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을 통해 컨트롤했다'는 '오 시장과 7번 만났다(2월27일 한겨레 보도)'로, '무보수로 도왔다'는 '오세훈이 나한테 직접 전화와 김한정이 비용을 부담할 테니까 여론조사를 진행해달라(3월6일 KBS 보도)로, '김한정에게 2000만원 빌리러 가고 있다(3월6일 경향)'로 연이어 탈바꿈했다"고 지적했다.
◇"명태균, 민주당 인사들 접촉한 후 수시로 말 달라져"
이 특보는 "명씨의 태도가 이렇게 돌변한 데는 명씨와 민주당 사이의 구치소 접견 시점을 주목할 수 있다"며 "실제로 지난해 12월17일 명씨를 접견한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튿날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명씨가 다음 대선과 관련해 자신의 생각과 전망을 이야기하며 탄핵 정국 속에서 민주당과의 협력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달 22일 친야 성향 인터넷매체 '뉴탐사' 보도에 따르면 명씨는 민주당 부패·공익제보자 권익보호위원회 소속 김한나 변호사에게 '민주당 공익제보자가 돼 보수 정치의 적폐 청산에 앞장서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누군가의 회유나 압박으로 명씨의 진술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