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회수 완료에도 카드 취소는 '감감 무소식'
발란 "단기간 반품 요청 집중돼 PG사 환불 지연"
PG 업계 "발란과 협의 중…확인되는 대로 환불"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에서 소비자들의 환불 지연까지 빚어지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9일 데일리안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3월24일 발란의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 이후 일부 판매자들은 피해 최소화를 위해 소비자에게 반품을 요청했다.
소비자들은 요청에 따라 반품을 진행했지만 절차가 모두 완료된 후에도 환불이 지연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법원은 지난 4일 발란의 회생절차를 개시하기로 했다. 지난달 31일 기업회생을 신청한 지 4일 만이다.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6월27일까지다.
특히 판매자들은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발란의 반품 과정은 '반품접수-반품요청-회수접수-회수완료-반품승인-반품완료'로 이뤄져 있다.
통상 판매자 센터 등에는 회수가 완료되고 상품 검수가 끝나야 '반품 승인', 금액 환불까지 완료될 경우 '반품 완료'로 상태가 표시된다.
그러나 최근 상품 회수가 마무리됐음에도 반품 승인에서 반품 완료로 상태가 넘어가지 않거나, 반품 완료로 환불까지 완료가 됐다고 뜨지만 고객들의 결제 취소가 되지 않는 등의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지난 3월28일부터 순차적으로 반품을 요청했다는 한 판매자는 데일리안에 "반품완료로 표시된 것 중 반품이 돼 회수된 상품들이 있지만 그 건들에 대해서도 환불이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기존 반품완료로 넘어가고 있지 않은 주문 건에 대해서도 반품 정보(반품 운송장 번호)를 기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문 상태 값이 변경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판매자는 "고객들에게 직접 연락을 취해서 반품을 요청했기 때문에 고객들의 항의도 계속되고 있어 여러모로 곤란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환불 지연의 책임 소재를 알 수 없는 판매자들과 소비자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미 한 차례 티몬·위메프 사태에서 환불이 무기한 지연되는 사태가 있었던 만큼 불안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해 티몬·위메프 사태 당시 소비자들은 결제 취소나 환불을 요청했으나, PG사들이 해당 업체들과의 거래를 중단하면서 환불 처리가 지연됐다.
카드사들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PG사들에게 적극적인 환불 처리를 요구했지만, PG사들은 자금 회수의 어려움을 이유로 난색을 표한 바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반품을 요청했다는 다른 판매자는 "발란 시스템 상에는 반품 완료가 돼 있는데 고객한테는 카드 취소가 안 되고 있다"며 "발란이 안 해주려는 것인지 전자결제대행사(PG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인지 내부 사정을 알 수가 없어 답답하다"고 강조했다.
관련 문의가 이어지자 발란은 "단기간 반품요청이 집중돼 PG사에 의해 환불이 지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파트너사의 반품요청이 접수돼도 즉시 환불이 어려운 상태"라면서 "반품 접수는 가능하나 환불이 정상적으로 가능한 시점에 반품요청으로 변경해드리도록 하겠다. 기존에 접수해주셨던 요청 건들에 대해 환불 완료 시점을 (PG사들과) 협의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판매자들에게 남겼다.
현재 환불 지연으로 인해 4월 초반 반품 신청 건들의 반품 진행 또한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PG사들은 사태가 복잡한 만큼 반품 흐름을 확인해 순차적으로 환불을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PG업계 관계자는 "바로바로 (반품) 리스트가 오지 않아서 다소 지연됐다"며 "현재 발란과 협의를 하고 있고 PG사들도 환불할 때 반품 내역을 다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리스트를 받아서 순차적으로 수기 환불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발란을 통해 정상 배송 여부를 확인하고 확인되면 환불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