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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추석이 두렵다” 역대급 산불로 하반기 물가 폭탄 ‘경고음’


입력 2025.04.17 06:34 수정 2025.04.17 06:34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사과·마늘·고추·송이 등 대표 주산지 큰 피해

수급 비상에 가격 상승 불가피…경기침체 속 부담↑

경북 안동시 산불 피해를 입은 사과 농장.ⓒ뉴시스

최근 영남 지역의 대형 산불로 인한 농축산물 피해가 하반기 물가 상승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와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소비심리 위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서민들의 경제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번 대형 산불로 향후 농산물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의성 마늘, 청송 사과, 영양 고추, 영덕 송이 등 대표적인 농산물 주산지가 큰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청송은 연간 8만톤의 사과를 생산하는 국내 대표 사과 산지다. 국내 전체 사과 생산량의 약 10%를 차지한다.


농축산식품부는 이번 산불로 사과 재배 면적 약 3000㏊(헥타르·1㏊는 1만㎡)가 직·간접적인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전국 사과 재배 면적(약 3만4000㏊)의 9% 수준이다.


의성은 연간 9700톤의 마늘을 생산하는 전국 최대 마늘 주산지다. 특산물로는 자두, 고추, 복숭아 등이 있다. 마늘 생산 시설이 대부분 전소됐으며 자두, 사과 등 과수원 160㏊, 기타 55㏊ 등 경작지 215㏊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됐다.


영덕은 국내 송이 채취량의 30%를 차지하는 최대 산지로, 이번 산불로 지품면, 축산면, 영덕읍 등에 있는 송이산 4000㏊가량이 불에 탔다. 이는 영덕군 전체 산림 피해 면적 8000㏊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밖에 영양 고추, 경남 산청 곶감 등의 생산지도 대부분 전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과, 마늘, 고추 등 주요 산지가 불에 타면서 농산물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주력 농업 생산 기반이 무너지면서 가격이 오를 수 있어서다.


이미 사과, 마늘 등은 작년 수준을 넘어섰다. 농산물유통 종합정보시스템 농넷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사과 상품(上品) 10개의 소매가격은 2만8572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4.2% 뛰었다.


이 기간 깐마늘(1kg)도 8836원에서 1만1678원으로 32.1% 증가했다.


주요 과일 재배지가 줄어들고 있는 점도 부정적 요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농업관측 4월호 과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전국적으로 사과(-1%), 배(-2%), 감귤(-1%), 단감(-2%) 등 주요 과일 재배면적이 전년 대비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해당 지역의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경영비 부담 등으로 재배면적이 감소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번 KREI의 관측에 지난달 발생한 산불 피해는 반영되지 않아 향후 상황은 더욱 악화할 수 있다.


농식품부는 꽃이 피면 정확한 수급 영향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


전한영 농림축산식품부 대변인은 지난 2일 농식품 물가 관련 브리핑에서 “개화가 이뤄지는 상황을 봐야 정확한 수급 영향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달 20일 전후로 개화해야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형마트에서는 일부 품목 수급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재고량 및 출고량 등을 파악하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번 산불로 향후 농수산물 가격 변동 가능성이 높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가격 변동성이 있을 수 있지만 미리 확보해 놓은 물량이 있는 데다 다른 지역에서 수급할 수도 있어 가격 변동이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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