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이하 17%…16% 이재명에 '일격'
국민의힘 대권주자들만 놓고 비교해도
20대 이하 23%, 30대에서도 17% 획득
'당심' 영남, TK 19%·PK 16% '동남풍'
"이번에는 민심과 당심에서 모두 이겨 제7공화국 선진대국시대를 열겠다"는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의 호언은 과연 현실이 될 것인가. 홍 후보가 '민심의 풍향계' 2030 세대 지지율과 '당심의 본산' 대구·경북(TK), 부산·울산·경남(PK) 지지율에서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어 향후 추세가 주목된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14∼16일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차기 대통령 적합도에서 홍준표 후보는 8%의 지지율을 획득해 김문수 후보와 나란히 국민의힘 대권주자 중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정치권의 관심을 집중시킨 항목은 '20대 이하' 유권자에서의 지지율이다. '20대 이하'에서 홍 후보는 17%의 지지율을 얻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16%)를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1%p 앞서면서 일격을 가했다.
전체 지지율에서 이재명 후보는 39%, 홍준표 후보는 8%로 아직 큰 격차가 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20대 이하'에서 홍 후보가 이 후보보다 되레 1%p 우위에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재명 후보는 39%의 지지율을 가지고도 '20대 이하'에서 홍준표 후보에게 일격을 당하는 바람에 전연령·전권역에서 1위를 석권하는데 실패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만 선택지에 놓고 동시에 실시된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홍준표 후보가 12%로 오차범위 내에서 선두로 나섰다. 한동훈 후보가 10%로 뒤를 이었고, 김문수 후보는 9%로 세 번째에 위치했다. 안철수 후보와 나경원 후보는 각각 8%, 3%씩을 획득했다. "없다·모름·무응답"은 55%였다.
연령별로 분석하면 홍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 설문에서도 청년층에서 강세를 보였다. 20대 이하 응답자 중 23%가 홍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로 적합하다고 답했다. 20대 이하에서 2위를 기록한 안 후보(11%)와는 12%p의 격차를 보였다.
30대 응답자 사이에서도 홍 후보가 17%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획득했다. 안 후보가 16%로 바짝 따라붙었고, 한 후보도 10%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홍준표 후보는 '보수의 본산'으로 불리는 대구·경북에서 김문수 후보와 나란히 19%의 지지율을 얻어 공동 선두로 나섰다.
부산·울산·경남에서는 홍준표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 16%로 가장 높았으며 한동훈 후보가 15%, 김문수·안철수 후보는 나란히 11%였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앞서 지난 6일 홍준표 후보는 대구광역시장 사퇴와 상경(上京)을 앞두고 "한 번은 민심에서 졌고 두 번째는 민심에서 이기고 당심에서 졌다"며 "이번에는 민심과 당심에서 모두 이겨 제7공화국 선진대국 시대를 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말대로 2017년 대선 때에는 헌정사상 첫 대통령 탄핵 사태로 정당 지지율이 바닥인 상태에서 등판해 짧은 시간 동안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당의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시켜 2위로 올라서면서 '당심(黨心)'은 수습했으되 '민심(民心)'에서는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 앞에서 분루를 삼킬 수밖에 없었다.
반대로 2021년 대선후보 경선 때에는 2030 청년세대 사이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무야홍 바람'을 불러일으키면서 민심을 뒤엎었으나, 2명을 제외한 모든 현역 의원이 포진해 있던 윤석열 후보 측이 일찌감치 굳혀버린 '당심'에 균열을 내지 못했다.
당시 홍 후보는 경선 결과 발표 직전일인 2021년 11월 4일 홍대 거리를 찾아 자신을 둘러싸고 "무야홍"을 연호하는 청년들을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청년들의 열광적인 지지가 있어서 내가 갑자기 이렇게 부상을 한 것인데, 내일 결과가 어떨지 확신이 안 든다"며 "혹시 내일 경선에서 떨어져버리면 여러분들한테 여태 고마웠다는 인사를 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오늘 여러분들한테 온 것"이라고 토로했었다.
2022년 정권교체 직후 현역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으면서까지 대구로 하방(下放)했던 것은 '당심의 총본산' 대구·경북에서의 기반을 굳혀, 다시는 2030세대의 자신을 향한 지지가 좌절을 맞닥뜨리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와신상담(臥薪嘗膽)이었다는 분석이다. 그렇기에 3년만에 서울로 올라오면서 "이번에는 민심과 당심에서 모두 이기겠다"고 호언했던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론조사는 굉장히 신중하게 분석해야 하지만, 홍준표 후보가 2030세대와 함께 TK·PK 등 영남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분명한 흐름"이라며 "민심과 당심을 쌍끌이로 가져가겠다는 것인데, 이같은 흐름이 두 차례 컷오프가 예정된 향후 경선 국면에서 이어질 수 있을지 추세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