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기술위 외부입김 흔들려선 안돼”

9일 오후 기자회견 갖고 경질 아쉬움 토로

“기술위 분석 실망..토의 없이 결정 아쉬워”

조광래 감독이 절차를 지키지 않은 채 자신을 경질한 기술위원회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기술위원회가 나의 경질에 대해 얼마나 독자적으로 판단했는지 의문이다.”

최근 황보관 기술위원장과 만나 경질 통보를 받은 조광래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노보텔호텔서 기자회견을 갖고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박태하 코치, 김현태 코치, 서정원 코치, 가마 코치도 자리에 함께 했다.

조광래 감독은 “기술위는 단순히 대표팀 감독의 선임과 해임만 하는 자리가 아니다. 한국축구 100년을 설계하는 자리인 만큼 자율성을 누려야 한다”며 “협회 고위층이나 외부 집단에 흔들린다면 한국축구의 미래가 어둡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해진 절차가 무시된 해임 과정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 특히 그동안 기술위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책임을 감독에게만 덮어씌우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조광래 감독은 “기술위가 좀 더 세밀하게 분석을 해주기를 기대했고 항상 요청했지만, 내놓은 분석들은 늘 실망스러운 것들이었다”며 “대표팀을 끝낼 때까지 세밀한 분석은 받아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가장 아쉬운 것은 역시 기술위원들과 제대로 된 소통 없이 곧바로 해임으로 이어진 것. 조광래 감독은 “기술위원들과 코치진이 토의하면서 부족한 점에 대해 질타와 날카로운 지적을 받은 뒤 이런 결과가 나왔다면 후회라도 없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목표한 팀으로 완성할 수 있는 단계에서 물러나 아쉬움이 크다”며 중도 하차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드러낸 조광래 감독은 “모든 것이 내 불찰이다. 비판은 수용하겠다”는 말을 전하며 만감이 교차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일각에서 제기된 선수단 내 갈등 문제에 대해선 서정원 코치가 거들었다. 서 코치는 “경기에 나가는 선수는 11명뿐이다. 후보도 있다”며 “누구나 자존심이 상할 수 있지만 그것이 불화는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조광래 감독은 앞으로도 지도자 생활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아직 구체적인 생각은 없다면서도 “어디를 가나 팬들에게 더 좋은 경기 내용을 보여주도록 노력할 것이다. 지도자로 준비할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도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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